내란음모, 'RO 모임' 성격 두고 연이은 공방

20일 이석기 의원 등 내란음모 공판에서 검찰과 변호인단은 RO 모임의 성격을 두고 이틀째 공방을 계속했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정운) 심리로 열린 제23차 공판에서 5월 10일 경기도 광주 곤지암 청소년수련원과 같은 달 12일 서울 마포구 마리스타교육수사회 강당에서 열린 RO 모임에 참석했던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홍 대변인은 “당시 모임은 전쟁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진행된 정세 강연회였고 내란이나 폭동과 같은 용어는 없었다”며 “전쟁 맞받아치자는 말은 이석기 의원이 자주 쓰는 표현으로 평화를 위해 적극 활동하자는 뜻”이라고 증언했다.

이 의원을 제외한 피고인들이 RO 지역책이냐는 질문에는 “RO라는 말을 처음 들었고 사건이 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청구로 이어진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사건은 국가정보원이 진보당 전체를 겨냥하고 조작한 것”이라고 답했다.

검찰은 해당 모임이 당시 진보당 홈페이지나 SNS 등을 통해 공지되지 않은 이유와 지난 8월 28일 피고인들에 대한 국정원의 압수수색으로 사건이 알려진 뒤 진보당이 뒤늦게 해명에 나선 이유를 캐물었다.

또 녹음파일에 담긴 이 의원의 ‘물질기술적 준비’, ‘미 제국주의·미국 놈들’, ‘조선반도’ 등의 발언 배경과 의미 등을 추궁했다.

이에 홍 대변인은 “홈페이지는 잘 사용하지 않고 SNS로 알리기는 재정 부담이 크다”며 “모임 참석자들은 강연회로 기억하는데 내란을 모의했다고 해서 어떻게 된 것인지 확인하는 과정이었지 늦은 대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 의원을 비롯한 피고인들이 평소 자주 사용하던 말 가운데 과도한 표현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법적 단죄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검찰과 변호인단은 진보당 당직자 백모씨와 김모씨가 증인으로 나온 전날 22차 공판에서도 RO 모임의 성격을 두고 충돌했다.

/디지털미디어부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