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다시 흔들리나"

유가·원자재가 급등·환율·증시불안 李부총리 사퇴 등 악재 돌출

"한국경제 다시 흔들리나" 유가·원자재가 급등 환율·증시불안 李부총리 사퇴 등 악재 돌출 올들어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한국경제가 국제유가와 원자재가 급등, 환율하락 등에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사퇴가 겹치면서 코스닥시장까지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등 또한차례 고비를 맞고 있다. 여기에 경기부양을 위한 종합투자계획의 올해 집행규모가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고 이 전 부총리 사임으로 인해 차질을 빚고 있는 국제금융시장에서의 활동일정 등도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부총리를 조기에 임명해 각종 경제문제에 대한 신속하고 적절한처방을 내리고 경제정책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 국제유가.원자재, 환율 불안 한국경제의 중요한 변수인 국제유가와 원자재가, 환율이 불안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유가는 국내 수입물량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원자재가격은 로이터-CRB 지수가 24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환율은 1천원선을 위협하고 있다. 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8일 현지에서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는 전날보다 0.35달러 상승한 배럴당 44.33달러로 이틀만에 다시 44달러대를 넘어섰다. 이는 현물 거래가 시작된 이후 사상 최고가다.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54.61달러로 전날에 비해 0.75달러가 올라 지난해 10월26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국제유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지만 공급차질로 더욱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이와 함께 석유.옥수수.설탕 등 17개 상품가격을 종합한 로이터-CRB 원자재지수는 8일 현재 312.65로 전날보다 3.23포인트가 올라갔다. 이는 지난 81년 1월 이후 24년만에 최고치다. 또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구리 가격은 전날보다 0.3% 오른 파운드당 1.4995달러로 마감해 1989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으며 4월 인도분 금가격도 전날보다 온스당 5.3달러 오른 441.30달러에 이르는 등 원자재가격이 일제히상승세를 나타냈다. 환율도 급락세를 보이며 1천원선을 위협하고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30원이 하락한 1천4.00원에거래를 시작한 후 장중에 1천2.5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환율이 불안한 흐름을 나타내자 이광주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최근 환율이 과도하게 움직이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필요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언급, 구두개입에 나섰다. 환율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중국의 위안화 절상 가능성 등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해 상승보다는 하락압력이 높은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 증시 불안과 정부의 긴급처방 코스닥시장도 이 부총리의 사임을 계기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종합지수는 지난 8일 13.46포인트(2.68%)가 급락한데 이어 9일 오전에도장중에 9포인트 떨어진 472.40까지 내려갔다. 이에 따라 이날 재경부는 작년말에 발표했던 벤처.코스닥기업 활성화대책의 구체적인 추진일정을 긴급히 내놨다. 이는 벤처기업 활성화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시장에 보여줌으로써 코스닥시장의 급락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책 가운데 코스닥시장 가격변동폭을 기존의 12%에서 15%로 확대하는 방안은당초에 유예기간 1개월을 거쳐 5월초부터 시행한다는 것이 당초의 계획이었으나 재경부는 시장에 자극을 주기 위해 오는 28일부터 당장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또 이날 재경부가 발표한 코스닥.벤처기업 활성화방안의 대부분은 당초 예상보다 대체로 시행시기가 앞당겨졌다. 증권시장 관계자는 "정부가 오늘 내놓은 벤처.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은 작년말에 발표됐던 내용으로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말하고 "다만, 증권선물거래소 규정 개정과 금감위 승인 등의 일정을 감안하면 정부가 예상보다 서둘러 시행한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는 정부가 코스닥시장을 포함한 경제전반에 대해 불안감을 갖고있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단기적 대응보다는 근원적인 처방에 많은 신경을 써야한다"고 지적했다. ◆ 국가 IR, 글로벌본드 발행도 연기돼 정부가 계획했던 국가 경제설명회(IR)와 글로벌본드 발행도 이 전 부총리의 사임으로 연기된 것도 한국에 대한 국제적 신인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는 오는 16일부터 미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가 IR를 연기했다고 9일 발표했다. 또 워싱턴에서 예정된 미주개발은행(IDB) 가입 서명식에는 이 전 부총리 대신 주미 대사가 참석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이 전 부총리는 오는 12일 미국을 방문해 14일 외국인투자대상 간담회와이코노미스트 및 애널리스트 대상 토론회, 15일 외교문제평의회 조찬연설 등 뉴욕 IR에 나선 뒤 16일 워싱턴에서 미주개발은행(IDB) 가입서명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 전 부총리는 또 공식일정 외에도 시티그룹 로버트 루빈 회장을 개별적으로면담하고 국제금융시장의 유력자들을 만날 계획이었으나 모두 취소됐다.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국제일정 변경은 약속을 중시하는 외국투자가들에게부정적인 인상을 줄 가능성이 있다"면서 "더욱이 일부 외국인투자가들은 부총리가교체되면서 경제정책이 일관성있게 추진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글로벌본드 발행과 관련, "당초 발행 시기를 구체적으로 확정했던 것은 아니지만 가급적 빨리 하겠다는 것이 방침이었다"며 "부총리의 사임으로3∼4월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종합투자계획 규모 예상보다 작아 경기를 끌어올릴 결정적 수단으로 부상했던 종합투자계획의 올해 집행액이 예상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나 정부가 목표로 내세웠던 경제성장률(GDP) 5% 달성이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초에 종합투자계획은 올해 연간 7조원 정도로 예상됐었으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작년 연말에 `2004년 경제전망' 보고서를 내면서 예산부문을 제외하면 4조∼5조원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그러나 재경부는 9일 종합투자계획 올해 집행액이 2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고발표해 KDI의 전망치에도 크게 밑돌았다.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된다면 종합투자계획의 집행규모가 줄어들어도 문제가되지 않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경기를 활성화시켜 4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정부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유재한 재경부 정책조정국장은 "기업도시.신도시.임대주택 등의 건설을통한 경기부양 효과도 적지 않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당초 예상보다 투자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기자 입력시간 : 2005-03-0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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