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올해 화두는 '중국'과 'R&D'다. 기술개발을 통한 신기술로 중국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것이 SK그룹의 올해 전략이다. SK그룹이 중국시장에 승부를 거는 이유는 지리적인 접근성과 동양문화권이라는 특성 외에도 G2로 부상할 만큼, 중국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좋은 조건을 갖춘 중국에서 성공하지 못한다면 북미나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의 성공도 담보할 수 없다는 경영진의 절박감이 배어 있다는 게 그룹 안팎의 분석이다. 최태원 SK회장은 최근 "중국에서 사업을 추진하려면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는 스피드 ▦중국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유연성 ▦글로벌 실행력 등 3요소를 갖춰야 한다"며 "'각 사별 독립적으로 운영중인 중국 법인을 통합해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올해 상반기중에 중국통합법인을 출범할 예정이다. 중국통합법인은 SK그룹 13개 계열사가 설립한 90여개 현지 법인의 중국 내 투자와 사업전략 수립ㆍ실행 등을 총괄 관리해 그룹 차원의 사업 시너지를 제고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지난해 말 단행된 인사에서 초대 중국통합법인장에 SK그룹 지주회사인 SK㈜ 박영호 사장이 선임된 것도 그만큼 중국에 힘을 실려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SK그룹 한 관계자는 "중국 조직 개편의 지향점은 '한국 SK 본사의 중국 지사'가 아니라 자기 완결적으로 중국 사업을 수행하는 '중국 SK 본사'를 만드는 것"이라며 "중국에 또 하나의 SK그룹이 만들어진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은 또 에너지ㆍ화학과 정보통신 중심의 성장에서 벗어나 제3의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R&D를 통한 신기술 확보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단기적 성장이 아닌 지속적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해외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SK그룹은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R&D전략을 세우는 'SK 기술혁신센터'(TIC · Technology Innovation Center)를 신설했으며, '리소스 풀링'(Resource Pooling) 개념도 도입했다. 국내에서 성공한 기술과 상품을 갖고 중국 사업을 하는 공급자 중심의 안이한 접근 방식에서 탈피해 철저히 중국 소비자 관점에서 중국 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것이다. TIC는 내수 시장용으로 그치는 제품 및 서비스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혁신적 기술 기반의 글로벌 제품을 발굴하고, 그룹 차원의 R&D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TIC는 중국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최고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설립됐고, 중국 현지 소비자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그들에게 적합한 신기술로 무장해 중국 시장 공략의 첨병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리소스 풀링은 지난달 초 열렸던 'CEO세미나'에서 도입됐다. 그룹 차원에서 제3의 성장축을 확보하기 위해 각 계열사의 자원 및 역량을 결집하는 개념이다. 그룹측은 계열사들의 역량을 결집하면 중국 사업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그룹은 지속 성장의 핵심인 인재와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실제 SK그룹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인재 채용과 R&D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고 보고 매년 두자릿 수 가량의 증가율로 채용과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SK그룹은 올해 지난해 보다 10% 가량 늘어난 총 1,800여명 가량의 인재를 새로 채용하고, 지난해 대비 10% 증가한 7조원 이상을 국내외에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R&D를 통한 신기술 확보를 위해 중국 인재와 기술 인재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투자는 주로 에너지, 정보통신, 생명과학 등에 집중될 예정이다. 글로벌 사업을 위해 자원개발 투자 등 해외 투자에도 1조원 가량을 집행하기로 했다. 그룹 한 관계자는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인재채용과 투자지속이라는 기본은 그대로 지켜가면서 중국 시장에 특화된 기업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중국통합법인이 출범하는 만큼 올해에는 반드시 중국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