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중이염 항생제 사용지침 나왔다

"중증 급성등일때만 복용… 남용은 안돼"

이비인후과 의사가 어린이의 중이염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귓속을 관찰하고 있다.

유ㆍ소아 중이염의 치료 지침이 제정돼 과도한 항생제 사용을 우려하는 부모들이 고민을 덜게 됐다. 유ㆍ소아 중이염은 한번 발생하면 오래 치료해야 하고 자주 재발해 항생제를 많이 사용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아이들의 귀건강과 관련된 대한이과학회와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ㆍ대한가정의학회 의료진으로 구성된 '유소아중이염진료지침개발위원회(위원장 김형종 한림대 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유ㆍ소아 중이염 진료 지침 2010'을 제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지침에는 유ㆍ소아 중이염 증상에 따른 적절한 항생제 투여 시기와 종류ㆍ사용량ㆍ예방법 등이 수록돼 있다. 중이염에는 급성 중이염과 삼출성 중이염이 있다. 급성 중이염은 중이 내에 염증이 있는 경우로 갑작스러운 이통ㆍ발열을 동반한다. 삼출성 중이염은 중이염이 왔을 때 완전히 치유되지 않은 상태로 귀 내부에 염증성 액체가 지속적으로 남아 있는 경우를 말한다. 지침에 따르면 15세 미만 유ㆍ소아에게 항생제를 써야 하는 경우는 ▦중증 급성 중이염(24시간 이상 지속되는 이통이나 보챔, 38.5도 이상의 고열)일 때 ▦월령 6개월 미만인 아이의 급성 중이염이 의심될 때 ▦6개월 이상 두 돌 미만인 아이가 급성 중이염으로 확진 받았을 때 ▦부비동염ㆍ편도선염 등 항생제 투여가 필요한 다른 질환이 동반됐을 때 ▦최근 이미 항생제를 복용했을 때 등이다. 반대로 중증이 아니거나, 월령이 6개월 이상이면서 증상이 가벼운 경우, 6개월 이상 두 돌 미만에서 급성중이염이 의심될 때는 항생제 투여 없이 2∼3일간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이부프로펜과 같은 진통소염제로 증상을 완화시키라고 지침은 권고했다. 단 이 경우에는 반드시 2~3일 이내에 병원을 방문하도록 했다. 일반적으로 급성 중이염의항생제 치료기간은 5∼10일이다. 처방 후 2∼3일째 항생제 반응 정도와 병의 경과를 관찰해 이통ㆍ발열 등의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2차, 3차로 다른 항생제를 사용하라는 게 지침의 요지다. 이와 함께 삼출성 중이염에 대해서는 항생제 치료가 장기적인 효과가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사용하지 말 것을 지침은 당부했다. 김형종 교수는 "유ㆍ소아 중이염은 적절히 치료되지 못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커 국가 차원의 진료 지침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전세계적으로 형성되고 있다"면서 "이번 지침이 국내 중이염 치료의 표준요법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