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업자 카드 가맹점 수수료 1%P 낮아질듯

"대형업체는 인상"…금융당국 개선안 마련키로

미용실 등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적용되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현재의 3.6~4.1%에서 2.6~3.1%로 1%포인트 낮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현재 1.5% 수준인 할인점 등 대형 가맹점 수수료는 2%대 전후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연구원의 이재연 연구위원은 23일 감독당국ㆍ카드업계ㆍ소비자단체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개선을 위한 공청회’에서 “카드사 마케팅 비용을 수수료 형태로 가맹점에 전가하면 안되며 마케팅 비용 축소 등을 통해 생긴 여력으로 영세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금융감독당국의 용역 의뢰로 작성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산정을 위한 원가산정 표준안’ 보고서에서 “부가 서비스를 비롯한 마케팅 비용은 영세 가맹점에 혜택은 주지 않으면서 수수료 부담만 지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금융연구원 보고서와 공청회 내용을 바탕으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카드사들은 연간 1조2,000억원의 마케팅 비용과 9,000억원의 부가 서비스 비용을 쓰는 것으로 추산된다.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면 이런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부가 서비스도 크게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케팅 비용 등을 감안할 때 영세업자들의 경우 1%포인트가량의 수수료 인하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평균(2.3%)보다도 낮은 수수료를 물고있는 대형 할인점 등은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보다 높은 수수료를 부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수수료 산정 등 사적 계약을 강제하기 힘든데다 할인점 등이 반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적잖은 진통이 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카드업계는 이날 보고서에 대해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영세업자에 적용하는 수수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마케팅 혜택을 가맹점이 공유하는데도 수수료 원가에서 제외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영세 가맹점은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포인트ㆍ마일리지 등 부가 서비스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가격인상을 통한 수수료 전가도 어렵다”며 “이들 영세업자에 적용되는 수수료를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영세업자의 범위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수수료 인하폭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위원은 영세 가맹점 범위와 관련해 “간이 세금계산서를 작성하는 연 매출 4,800만원 이하의 영세 사업자의 수수료를 대폭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회원ㆍ가맹점 모집비용, 현금서비스 이용관련 지급수수료 등도 가맹점 수수료원가에서 제외해야 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체크카드는 자금조달비용ㆍ대손비용 등이 없다는 점에서 신용카드와 차별화된 수수료 체계를 갖는 것이 옳은 것으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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