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 게임 전문업체인 게임빌이 컴투스를 인수한다. 대기업 위주로 재편된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이 본격적인 생존 경쟁에 돌입하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게임빌은 4일 장마감 이후 공시를 통해 컴투스 지분 21.37%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매각금액은 컴투스 주식 1주당 3만2,470원으로 700억원 규모다. 이번 인수로 컴투스는 이영일 부사장(17%)과 박지영 대표(4%)가 보유한 지분 외에 특수관계인 지분을 게임빌에 매각할 예정이다. 게임빌과 컴투스는 각각 14년과 15년의 역사를 가진 모바일 게임 전문업체다.
게임 업계는 게임빌의 컴투스 인수가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스마트폰 확산으로 모바일 게임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글로벌 무대에서는 외산 게임업체의 공세가 거세기 때문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앵그리버드'로 유명한 로비오와 칠링고ㆍ슈퍼셀 등이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고 EA모바일ㆍ징가 등 기존 게임업체들도 잇따라 신작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대기업 위주로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이 급속히 재편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은 '애니팡(선데이토즈)' '드래곤플라이트(넥스트플로어)' 등의 신생 게임사가 주도했지만 올 들어 '윈드러너(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모두의 마블(CJ E&M 넷마블)' 등 대기업에 자리를 내줬다. 주요 게임업체들이 신작 게임을 출시하면서 게임빌과 컴투스는 '카카오톡' 게임 서비스 매출 순위에서 한 차례도 정상을 차지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번 인수는 송병준 게임빌 대표가 박지영 컴투스 대표와 전격 만남을 추진하면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개별적으로 경쟁해서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글로벌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승산이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는 설명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든 이상 양사의 시너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게임 유통에 강한 게임빌과 개발에 장점이 있는 컴투스가 손을 잡으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게임빌은 지난해 매출 702억원과 영업이익 241억원을 기록했고 컴투스는 769억원의 매출에 16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임직원은 컴투스가 500여명으로 300여명인 게임빌보다 많다.
게임빌 관계자는 "글로벌 게임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게임을 내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연내에 컴투스 지분 인수를 마무리하고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