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원 "쓰나미로 트랜스포머 이겨야죠"


“쓰나미로 트랜스포머를 이겨야죠” 영화 ‘해운대’에서 쓰나미로 아버지를 잃고 해운대 근처에서 무허가 횟집을 하고 있는 가난한 여주인공역을 맡은 하지원은 개봉을 앞두고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당찬 포부를 밝혔다. 약 130억원이 투입된 영화 ‘해운대’는 하지원·설경구·박중훈·엄정화 등이 출연한 올 여름 최대 기대작 중 하나다. 완성된 CG(Computer Graphic)를 보고 해운대에 가보니 감회가 더 새로웠다는 그는 “해운대는 다들 한 번쯤 가봤던 지역이니까 그곳에 쓰나미가 온다는 설정에서 오는 공포가 더 큰 것 같아요”라고 설명하면서도 “하지만 실제로 해운대에 쓰나미가 올 확률은 거의 없대요”라며 웃었다. “윤제균 감독님을 포함해서 스텝들이 대부분 부산 출신이예요. 사투리에 있어서는 1%도 양보 못하시더라고요. 처음에는 그래서 유리관에 갇혀 연기하는 느낌이었죠” 서울 출신인 그는 부산 아가씨 역을 연기하기위해 3개월간 부산 사투리 개인강습까지 받았다. “촬영할 때 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사투리를 썼어요. 그랬더니 나중엔 제가 원래 부산 사람인 줄 아시더라고요.” 쓰나미라는 소재를 다룬 만큼 영화에는 배우들의 연기에 못지않게 CG(컴퓨터 그래픽)도 중요하다. 카메라와 감독· 연기자·CG가 하나가 돼야 완벽한 장면을 만들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 하지원은 “상상만으로 연기를 해야 했던 게 가장 힘들었죠. 제가 하는 연기가 CG와 맞는 상황인지 항상 살펴봐야 했어요”라고 말했다. 쓰나미가 왔다는 설정에 맞춰 긴박하게 몸을 던져 연기하다보니 몸은 상처 투성이였다. “설경구씨를 구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옆구리에 멍이 다 들었어요. 안전하게 찍으려 하다보니 감정이나 목소리가 안 나오길래 상황을 극단적으로 만들었어요. 그제서야 연기가 자연스럽게 나오더군요. 한 손으로는 전봇대를 잡고, 다른 손으로는 선배를 잡느라 양쪽 팔이 찢어지는 줄 알았죠.” 그는 이어 “쓰나미가 처음부터 나온다고 생각하고 극장에 오시면 실망할 수도 있어요”라며 “평범한 사람들이 쓰나미가 오는 상황에서 어떻게 견디는지를 보여주는 사람냄새 나는 영화”라고 말하며 CG라는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이야기를 더 강조했다. 실제 영화는 쓰나미가 들이닥치기 전까지 영화 분량의 3분의 2가량을 인물들의 이야기를 펼치는 데 할애한다. 한국 최초의 재난 블록버스터에 출연했다는 게 뿌듯했다는 그는 전작 ‘발리에서 생긴 일’ 처럼 밝고 진한 사랑이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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