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해명자료가 그렇게 나가는 것 기자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정부부처 대변인실은 기자들이 송고한 각각의 취재기사에 대해 해당 부서에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해명자료 또는 참고자료를 낸다.
하지만 일부 정부부처의 해명자료는 오히려 독자들에게 사실관계를 호도하는 식으로 배포되곤 한다. 국토교통부가 대표적이다.
최근 기자는 6월2일자 본지 1면에 '주택거래신고제 10년 만에 폐지'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고 불과 3시간 만에 '기사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며 확정된 바가 없다'는 해명자료를 받았다.
하지만 해당 정책의 담당자에게 확인한 내용을 사실이 아니라며 곧바로 부정하는 자기모순에 빠진 국토부를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기사란 몇 년 후를 내다보는 예언이 아닌 만큼 사실관계는 불과 며칠 안에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기자가 지난해 11월21일자로 작성한 '행복주택 사업 전면 궤도수정' 기사에서 '당초 20만가구였던 행복주택 공급 가구 수를 대폭 줄이고 주택과 공급방식을 다양화한다'고 보도하자 '행복주택 공급 방식 다양화 등은 사실과 전혀 달라'라는 제목의 해명자료가 곧바로 배포됐다. 하지만 국토부는 약 열흘 후에 12·3대책을 내놓으면서 행복주택 가구 수를 당초 20만가구에서 14만가구로 줄이고 기존 주택매입 등 공급방식을 다변화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렇게 그때그때 상황 모면에만 급급한 국토부를 국민이 신뢰할 수 있을까. 최근 기자는 국토부 1급 인사를 단독 보도한 후 국토부가 특정 부서를 동원해 기자와 통화한 국·과장들을 조사했다는 얘기를 듣고 귀를 의심했다. 언론의 역할은 감시와 견제다. 국토부가 원하는 입맛대로 기사를 쓴다면 국민을 위한 감시견(watch dog)이 아니라 국토부의 홍보팀원과 다름이 없을 터.
소통(疏通)이 시대정신(zeitgeist)으로 떠오른 지 오래지만 국토부는 여전히 소수에게만 통하는 화법을 구사하고 있다는 생각은 기자만의 착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