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유력후보로 거론되던 이탈리아의 안젤로 스콜라 추기경(71)의 낙선이 이탈리아 내부 분열 때문이라고 현지 언론이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탈리아 신문 라 스탐파는 “스콜라 추기경이 (콘클라베) 첫 투표에서 이탈리아 추기경들에게 배신당했다”고 전했다.
밀라노 대교구장인 스콜라 추기경은 콘클라베 시작 전까지만 해도 브라질의 오딜로 페드로 스체레르(63) 추기경과 함께 유력 후보로 손꼽혔다. 그러나 신문에 따르면 스콜라 추기경의 길은 남미권을 비롯한 비유럽세력과 교황청 최고 행정기구인 쿠리아의 연합으로 막히고 말았다.
쿠리아를 이끄는 교황청 국무원장인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과 안젤로 소다노 수석 추기경이 스콜라에 매우 적대적이었다는 지적이다. 교황청의 내부 관계자들은 이 같은 반목의 이유가 “질투와 경쟁심“ 때문이라고 전했다.
베르토네 추기경은 과거 ‘반유대인 발언’을 했다가 파문된 영국의 리처드 윌리엄슨 주교의 복권을 둘러싸고 스콜라와 갈등을 빚었다.
또 소다노 추기경은 가톨릭 기관 장악을 두고 벌어진 수차례의 권력 투쟁 과정에서 늘 스콜라와 반대 입장에 섰다.
또 나폴리 대교구장인 크레셴치오 세페 추기경 등이 속한 가톨릭 단체 ‘성 에지디오 공동체’는 자신들과 지향점이 다른 평신도 운동단체인 ‘친교와 해방운동’(CL)과 가까운 스콜라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왔다.
신문은 이런 상황에서 바티칸 안팎에서 비 유럽권 교황이 배출되어야 한다는 여론까지 더해지면서 35년간 교황직을 지켜온 이탈리아 가톨릭 교회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