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반포 2차 시공사 선정 무효

대법 "전체 땅 주인 과반 동의 얻어야"

토지 소유주 전체의 과반수 동의를 얻지 못한 재건축 시공사 선정은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18일 "지난 2001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 2차 아파트 재건축 선정은 무효"라며 이기한 단국대 교수가 서울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시공사 신고수리처분 등 무효확인 행정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구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에 따라 2002년 8월9일 이전에는 시공사 선정을 위해 '토지 등 소유자 2분의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이라며 "'당해 총회에 참석한 토지 등 소유자의 2분의1'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은 위법함이 없다"고 판시했다.

신반포 2차 재건축추진위는 2001년 12월 조합창립총회에서 전체 토지 등 소유자 1,572명 가운데 총회에 참석한 1,100명 중 635명의 동의를 얻어 L사를 시공사로 선정했다.

하지만 2003년 경쟁입찰 도입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도정법이 적용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시공사 선정을 위해서는 전체 소유자 중 과반의 동의를 얻어야 했지만 시공사인 L사의 경우 총회 참석 조합원의 과반에게서만 동의를 얻었기 때문. 결국 추진위는 2003년 6월 조합원 252명으로부터 추가로 시공사 선정 동의서를 받은 후에야 서초구청에 시공사 선정을 신고했고 구청으로부터 수리 받게 됐다.

하지만 관련 법이 명시한 대로 2002년 8월 이전에 조합원의 과반으로부터 동의를 받지 못한 것이 문제가 되면서 시공사 선정 무효 판결로 이어지게 됐다.

이에 따라 10여년을 끌어오던 신반포 2차 재건축사업은 또다시 지연이 불가피해 보인다. 시공사 선정이 무효가 되면서 바뀐 도정법에 따라 조합 설립, 사업 승인을 받은 후에나 시공사를 다시 선정해야 하며 서울시가 진행 중인 공공관리자제도의 관리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시공사도 재선정해야 하고 공공관리자제도도 적용 받게 되면서 사업 지연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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