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출구전략 우려가 또다시 아시아 증시를 뒤흔들었다. 일본 증시는 엔화가치가 달러당 96엔대에 진입하는 강세를 보이면서 4% 폭락했고 코스피지수도 사흘 연속 하락해 1,880선이 붕괴됐다.
7일 일본 도쿄 증시의 닛케이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76.12포인트(4%) 폭락한 1만3,824.94로 마감하며 지난달 31일 이래 처음으로 1만4,000엔을 밑돌았다. 이날 지수 낙폭은 올 들어 네번째로 큰 수준이다.
도쿄 증시를 필두로 다른 아시아 증시도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28.29포인트(1.48%) 하락한 1,878.33으로 거래를 마쳐 지난달 19일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대만(-1.46%)과 상하이(0.67%) 증시 등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홍콩 증시도 1% 이상 하락했다.
이날 아시아 증시 급락을 촉발한 것은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출구전략에 대한 불안감이다. 전날 연준 인사들이 올해 안에 양적완화를 축소해야 한다는 발언을 잇따라 쏟아내자 금융시장에서 미국이 오는 9월부터 출구전략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에 다시 무게가 실리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특히 일본 증시는 여기에 급격한 엔고라는 악재까지 겹쳐 낙폭이 커졌다. 이날 줄곧 강세를 보이던 엔화가치는 증시 마감 직전에 달러당 96.98엔을 기록해 6월25일 이후 약 1개월반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엔ㆍ달러 환율은 투자가들이 전날 미 뉴욕 증시 약세에 따른 리스크 회피 차원에서 엔화를 사들이기 시작한데다 이날 시작된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완화책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실망감으로 급락(엔화가치 상승)해 수출주를 중심으로 일본 주가를 끌어내렸다.
게다가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속락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되자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일본 국채 수요가 급증해 엔화가치를 더욱 끌어올렸다. 이날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0.75%를 기록해 5월13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최저치(국채가격 상승)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