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활성화를 위해 전통적으로 낮은 세율 정책을 유지해왔던 홍콩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인세와 개인 소득세를 20년 만에 처음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홍콩 정부는 5일 법인세와 소득세를 각각 1.5%포인트와 1%포인트 인상, 17.5%와 16%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세금 인상안은 의회의 승인을 거쳐 다음달부터 효력을 갖게 된다.
앤터니 렁 홍콩 재무장관은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경제 성장이 어려워지고 심지어 금융위기를 겪을 수 있다”며 세금인상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3월말 끝나는 올해 회계연도의 홍콩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5.5%인 700억홍콩달러를 기록, 위험수위를 넘어설 전망이다.
홍콩 정부는 이에 따라 세금 인상과 함께 공무원 수 삭감, 복지재정지출 축소, 정부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오는 2007년 흑자재정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단 이러한 전망은 앞으로 수년간 평균 3%수준의 GDP 성장률을 전제로 하고 있어 흑자재정 전환을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 5년간 홍콩이 두 차례나 경기침체를 겪었었고, 지난 해 경제성장률이 2.3%에 그치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흑자재정 계획의 불확실성을 지적하고 있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