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中 거래업체 입장권확보 비상

"월드컵 중국전티켓 구해달라" 청탁 봇물'월드컵 중국전 티켓을 확보하라' 오는 6월 월드컵 본선 중국전 입장권이 매진된 가운데 중국기업과 거래를 하거나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표를 구해달라는 중국인들의 청탁에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들은 중국거래선으로부터 물품대금대신 입장권을 보내달라는 요청이 잇따르고 있으나 암표마저 구하기 쉽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 "물품대금 대신 입장권으로" 경기도 군포시 S업체 최모(44)사장은 최근 중국 길림성의 한 거래업체로부터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기계 납품대금 3,000만원을 월드컵 중국 경기 입장권 30장으로 대신 보내 달라는 것. 16만5,000만원인 1등급 입장권 1매가 무려 100만원인 셈이다. 최사장은 "입장권 품귀현상에 난색을 표했으나 생떼를 쓰는 바람에 거래관계 유지를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해 결국 30장을 보냈다"고 말했다. 수원시 장안구에서 10년째 수입 의류점을 운영하는 조모(50)씨도 지난해 12월 중국 산동성 제남시 H업체가 거래 결제대금 대신 20장의 월드컵 중국경기 입장권을 요구해 구입해 주었다. 중국전이 열리지 않는 지역의 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 울산 현대중공업 중장비사업부는 중국 현지업체로부터 30여장의 입장권 구입을 요청 받았으나 4장밖에 확보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 입장권 확보한 기업에 전화 공세 다행히 입장권을 다량 확보한 업체들은 표를 팔라는 주변의 압력과 전화공세에 업무 차질까지 빚고 있다. 광주의 할인점 빅마트의 경우 광주시가 월드컵 표 사주기 운동을 전개하자 예선 2경기 및 8강전 1경기 입장권 100장씩을 구매했으나 지난해 12월1일 조 추첨에서 중국과 코스타리카 경기가 확정되자 중국인과 국내 기업들의 전화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빅마트 관계자는 "중국에서 조선족이라며 티켓을 구할 방법이 없느냐는 문의 전화가 하루에 10여통씩 오고 지역 업체들의 청탁도 잇따라 업무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 밀입국 브로커 활개가 원인 이 같은 현상은 중국인들의 중국전 입장권 확보 열기가 과열되고 있는 데다 취업 등을 위해 밀입국하려는 중국인들을 노린 알선 브로커들이 표를 다량으로 구입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국내 밀입국 시 수천만원의 비용이 소요되자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고 안전한 입국이 보장되는 월드컵 입장권 구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이를 노린 브로커들이 한국기업과 연줄이 닿는 업체를 통해 입장권을 구입하려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경기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현재 중국에서는 월드컵 중국경기 입장권 값이 밀입국에 필요한 비용과 맞먹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첩보에 따라 경찰청과 중국 공안당국이 공조수사를 펴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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