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지역에 따라 부자들의 새해 재테크 전략에 차이가 드러나 흥미롭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재미를 본 서울 강남 자산가들은 새해에 해외펀드에 눈을 돌리는 반면에 상대적으로 집값 상승이 둔한 서울 강북의 부자들은 여전히 부동산 불패의 신화를 믿고 있는 것으로 대답하고 있다. 거액 자산가들은 2007년 정해년 어떤 재테크 전략을 갖고 있을까. 신흥 부촌인 서울의 압구정동과 전통 부촌(富村)인 서울 동부이촌동, 부산의 은행 프라이빗뱅크(PB)를 통해 ‘부유층’들이 내년에는 어떻게 돈을 굴리려는지 알아봤다. ◇강남 부자=점심시간대에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5층 식당가는 ‘아줌마’ 고객들로 가득찬다. 그만큼 개인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최근 높은 수익률을 올린 투자처가 어디인지에 대한 소식을 꿰고 있는 것. 금융권 관계자들은 “고객들 가운데 베트남 관련 펀드에 투자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한다. 입소문이 빠르므로 은행 PB들도 고객들에게 최신 정보를 제공하는 데 전력을 기울인다. 오정선 외환은행 압구정동 WM(웰스매니지먼트)센터 팀장은 “내년에는 해외펀드 쪽으로 투자 비중을 높이려는 고객들이 많다”며 “지난 2년간 해외 주식시장의 수익률이 좋았던 만큼 일본ㆍ러시아ㆍ브라질 등 다양한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압구정동 고객 중 올해 보유 부동산을 처분한 후 주식 등으로 투자를 확대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내용이 PB들 사이에 포착되고 있다. 한 고객은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토지와 분당 지역의 아파트에 대한 종합부동산세가 올해 4,300만원 가까이 부과되면서 부동산을 처분해 마련한 현금 자산을 해외펀드로 돌리는 것을 고려 중이다. ◇강북 부자=서울 강북 지역의 부자들은 강남 지역 부자들보다 보수적 경향이 강한 편이라는 게 PB들의 분석. 따라서 강남 지역 고객들이 보유 부동산을 처분하고 해외펀드 투자로 눈을 돌리려는 데 비해 강북 부자들은 여전히 ‘부동산 불패’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고 금융권 관계자들은 전한다. 우선 이 지역 고객들은 부를 이룬 배경이 강남 지역과 차이가 난다. 강남이 ‘빠른 갈아타기’를 통해 재산을 축적했다면 이 지역 부자들은 사업 등을 통해 재산을 이룬 사람이 많다. 또 과거 정치권에서 활동했던 원로 정치인이나 전직 장관 출신의 인사들이 많은 것도 이 지역 고객들의 특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은행 PB들이 새로운 상품을 소개해도 리스크가 크다면 거부하는 성향이 강하다. 고영재 국민은행 이촌동 PB팀장은 “채권과 부동산 리츠, 확정금리형 예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며 “해외펀드를 추천해도 리스크에 대한 부담 때문에 투자를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 팀장은 “이 지역 고객들은 평균적으로 금융자산의 40% 정도를 펀드에 투자한다”며 “투자 펀드도 안정성이 높은 상품의 비중이 월등히 높다”고 설명했다. ◇지방 부자=지방 부자들은 아직도 서울보다는 정보력에서 약하므로 은행 PB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최근 지방 고객들도 해외펀드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류정희 신한은행 부산PB 팀장은 “최근 해외펀드의 높은 수익률이 알려지면서 지방 고객들도 해외펀드로 투자 방향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