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불허속 5일 아침 8시 '운명 판가름' 한·러 정상, IOC위원·로게위원장 잇단 면담 양국 프레젠테이션서 '히든 카드' 준비할듯
입력 2007.07.03 18:13:41수정
2007.07.03 18:13:41
‘평창의 사수냐, 소치의 뒤집기냐.’
운명의 순간이 이제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열리는 과테말라시티 현지는 초긴장 상태다.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3일(한국시간) 과테말라 현지에 도착하면서 정상 간의 스포츠 외교 열기는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벼랑 끝 대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IOC 총회장의 분위기를 보면 평창이 여전히 근소하게 우세를 지키고 있는 듯하다. 잘츠부르크는 사실상 탈락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평생 사업을 해왔지만 이번만큼 예측하기 힘든 경우는 없었다”는 이건희 IOC 위원의 표현대로 최종 결과는 5일 오전8시 뚜껑을 연 뒤에야 확인할 수 있을 것같다.
◇평창, 판세 굳히기 위한 최종 작업 준비=노 대통령은 ‘정치적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IOC 위원들을 향해 읍소하고 있다. 이건희ㆍ박용성 두 IOC 위원을 거느리고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을 몸소 찾아갈 정도로 마지막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상황은 여전히 희망적이다. 1차 투표에서 결정짓기에는 힘이 부치지만 최종 경쟁 상대가 될 것으로 보이는 러시아 소치보다는 앞서 있는 게 분명하다. 노 대통령도 이런 점을 의식하듯 밤 늦은 시간까지 맨투맨 전략으로 IOC 위원들을 상대하는 등 사활을 건 승부를 계속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다만 5일 새벽 열리는 평창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하되 개최 도시를 공표하는 발표식에는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평창의 유치 활동이 유치위원회가 중심이고 노 대통령은 ‘지원’ 역할을 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했기 때문이다.
◇소치, ‘푸틴의 마력’에 매달리다=소치의 유치 활동은 푸틴 대통령의 궤적에 맞춰 있다. 우리 측이 민간 유치위를 전면에 내세우고 노 대통령이 후방에서 지원하는 것과 달리 소치는 모든 전략이 푸틴 대통령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과테말라 현지에 도착하는 즉시 IOC 위원들과 개별 면담을 가지면서 막판 뒤집기를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4일에는 로게 위원장과 만나며 최종 순간 평창을 뒤집기 위한 마술(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현지 소식통은 “소치의 전략은 투표전을 2차까지 몰고 가 결선 투표를 통해 평창을 뒤엎기 위한 쪽에 맞춰져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평창이 확실하게 승리하려면 1차 투표에서 확실하게 결론을 내야 하는 셈이다.
◇평창-소치, 막판 ‘히든카드’ 주목=방재흥 평창유치위 사무총장은 이날 “외신 보도에 따르면 소치가 프레젠테이션에서 ‘깜짝 제안’을 하겠다고 하는데 그 내용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히든카드에 따라 판세가 역전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한 셈이다. 실제로 드미트리 체르니센코 소치유치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날 외신 인터뷰에서 “개최지 투표 당일 프레젠테이션을 지켜보면 놀랄 일이 있을 것”이라고 웃음을 머금었다. 방 총장은 “IOC 측이 소치의 깜짝 제안을 문제 삼지 않을 경우 우리도 새로운 제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노 대통령이 막판 프레젠테이션 도중 남북한 공동 개최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