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방공 갈등' 격화

미 B-52폭격기 동중국해 출격

중국이 동중국해에서 광범위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것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주요2개국ㆍG2) 간의 긴장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에 폭격기 2대를 사전통보 없이 출격시키며 중국의 방공식별권을 무시했으며 중국은 미국을 직접적으로 비난하지는 않았지만 "관련 공역에 대한 유효통제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톰 크로슨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 동부시각으로 25일 저녁7시 B-52폭격기 2대가 동중국해에서 훈련을 했다"고 26일 밝혔다. 그는 "중국에 훈련내용을 사전 통보하지 않았고 폭격기는 무기를 탑재하지 않은 채 1시간가량 동중국해에 머물렀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23일 중국이 동중국해에 광범위한 방공식별권을 설정하자 미 국방부가 "따를 의향이 없다"고 밝힌 지 이틀이 안 돼 나온 조치로 미국이 중국의 방공식별권을 정면으로 무시한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평가했다.

이에 대해 겅옌성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27일 "미 B-52항공기의 모든 활동을 감시했고 즉각 식별했다"며 "앞으로 방공식별구역 내에 있는 모든 항공기의 활동을 식별할 것이고 관련 공역을 유효하게 통제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고 밝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과 직접적 대립은 피하면서도 권한행사를 계속할 것임을 나타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핵심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의 패트릭 크로닌 아시아 담당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물러서지 않을 것이고 우리(미국)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수년간 양측 간의 사고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중국의 방공식별권 문제가 우리와의 영토분쟁으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고 보고 사태확산을 조기 차단하는 모습이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방공식별권에 이어도가 포함된 문제와 관련해 "이어도를 영토 문제가 아닌 배타적 경제수역 문제로 보고 있다. 이것으로 모든 점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중국과 일본이 각각 황해ㆍ남중국해와 서태평양 지역까지 방공식별권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관련 논란은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군 내 대표 강경파인 인줘 해군소장은 25일 "황해ㆍ남중국해에도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해는 남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곳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일본 방위성도 도쿄에서 남쪽으로 1,000㎞ 떨어진 서태평양의 오가사와라제도까지 방공식별구역을 확대하는 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7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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