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의문점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물리적으로 지하에서 TNT를 이용해 이번과 비슷한 수준의 폭발을 내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북한이 핵실험을 한 것은 사실이며 또 핵분열을 이끌어내는 기폭실험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기폭실험 성공으로 봐야=일반적으로 핵실험은 핵 기폭실험과 핵 투발시험, 두 가지로 나뉘고 이번 북한에서 단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핵실험은 기폭실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핵 기폭실험은 핵의 파괴력 가늠에 목적을 두고 있지 않고 기폭제가 제 역할을 해 핵분열을 원만하게 이끌어내느냐를 확인하는 실험. 때문에 TNT 2,000톤급의 폭발이건, 800톤급의 폭발이건 간에 중요한 것은 ‘터졌다’는 사실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게 한 민간 전문가의 설명이다. 기폭실험이 실패할 경우 기폭제가 작동을 하지 않아 터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 만큼 이번 실험을 두고 ‘실패’라고 말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그는 “핵기폭 실험은 터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미국 등도 수차례 기폭실험을 통해 기폭제를 보완, 살상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투발시험은 기폭실험에 성공한 뒤 핵탄두를 소형화해 이를 이동수단에 적재 후 발사해 터뜨리는 실험을 의미한다. ◇대규모 TNT 지하폭발 실험 불가능=북한의 핵실험 진위 여부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지하에 방대한 분량의 TNT를 저장할 수 있는 단일공간을 만들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핵’실험이 맞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국내의 H화약업체에 확인한 결과 TNT 1톤을 차곡차곡 쌓을 경우 차지하는 부피는 가로ㆍ세로ㆍ높이 1m씩인 1㎥다. 이에 따라 지하 암반에 900톤의 TNT를 쌓으려면 1톤씩 펼친다고 해도 총 900㎥(가로ㆍ세로 30m, 높이 1m)의 공간이 필요하다. 이를 평수로 환산하면 바닥면적만 약 270평에 달한다. 게다가 지하에 이 같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50%의 면적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는 게 토목업계 전문가의 지적이다. 270평 넓이에 TNT 900톤 물량을 쌓기 위해서는 이것의 1.5배인 400평이 필요한 셈. 더구나 400평에 달하는 넓이를 단일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응력(하부를 누르는 힘)을 견딜 수 있는 원형 형태로 만들고 콘크리트나 기둥으로 이를 떠받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붕괴 위험성이 워낙 커 단일공간보다는 터널식으로 여러 개의 개별공간으로 분할해야만 실험이 가능하다는 것이 토목 분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화학업체 관계자는 “결국 900톤급 TNT를 지하에 무더기로 쌓고 실험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북한이 어쨌든 핵실험을 한 것은 사실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