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사태의 원인이 정부의 일방통행식 전자정부 추진방식에도 있다는 지적이 정보통신부 산하 정책연구기관에서 제기됐다.
황주성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미래한국연구실장은 최근 펴낸 보고서 `전자정부사업과 개인정보 보호 이슈-NEIS를 중심으로`에서 “NEIS 관련 문제는 상당 부분 하향식, 공급자 중심의 전자정부 추진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실장은 “지난 2001년 NEIS 계획 수립 초기에 각 시도교육청 서버로 시스템을 통합하는 통합안과 기존 CSㆍNEIS를 연계 운영하는 연계안 두가지가 모두 검토됐는데 당시 교육인적자원부는 정보관리 책임문제 등을 들어 연계안 쪽으로 기울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NEIS가 그해 5월 전자정부 11대 사업에 선정되면서 전자정부 원칙에 부합한다는 이유로 통합안이 충분한 비교검토나 시뮬레이션 없이 수용됐다는 것.
이후 교육부가 충분한 시간여유를 갖고 사업을 추진하려 했으나 전자정부 일정상 지난해 10월까지 전사업 완료를 계획하면서 당초 오는 2004년 2월까지였던 시범운영기간도 앞당겨지는 등 충분한 대국민 홍보, 의견수렴 시간을 갖지 못했다고 황 실장은 지적했다.
황 실장은 “최초 계획단계에서부터 학생ㆍ학부모ㆍ일선교사 등 당사자들의 의견수렴과 문제발견ㆍ보완과정을 거쳤다면 지금의 논란은 상당 부분 예방됐을 것”이라며 “이는 효율지향적ㆍ행정편의적 관점에서 시스템을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황 실장은 “현 정부는 그간 중앙추진식으로 이뤄진 전자정부사업을 반성하면서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국민의견 수렴을 제도화하는 등 전자정부사업의 새로운 기본원칙을 마련해야 한다”며 “개인정보 등급화와 취급요건 강화 등 법제도적 정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