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원하지 않으면 뉴타운 없다" 30%가 동의땐 해제

■ 서울 뉴타운 610곳 전면 재검토
이르면 4월부터 317개 구역서 해제 절차 돌입
추진위·조합 구성 293곳도 대다수 원하면 가능
개발 원하는 뉴타운은 절차 간소화등 적극 지원

서울시내 610여곳에 이르는 재개발^재건축 구역에 대한 해제작업이 본궤도에 올랐지만 뉴타운 사업을 둘러싼 갈등은 쉽게 해소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제 철거에 반대하는 시위 흔적이 곳곳에 남은 채 철거가 한창인 서울 상도동의 한 재개발 구역. 김주영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선거 전부터 '뉴타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날 기자설명회에서도 작심한 듯 "더 이상 뉴타운은 없다"고 단언했다.

박 시장의 의지가 반영된 '뉴타운ㆍ정비사업 신(新)정책구상' 핵심 내용은 "주민들이 원하지 않는 뉴타운ㆍ정비사업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토지 등 소유자의 30% 동의만 있으면 구역해제가 가능한 317개 뉴타운ㆍ정비구역의 경우 서울시 조례가 제정되는 오는 4월부터 본격적인 해제 절차에 돌입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추진위나 조합이 구성돼 해제 조건이 비교적 까다로운 293개 구역도 8월께 관련 조례가 제정되면 내년부터 '사업 취소'의 길이 열리게 됐다.

◇주민 30% 동의하면 구역 해제=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뉴타운ㆍ재개발ㆍ재건축 1,300개 구역 중 '사업시행인가 이전' 단계인 사업장은 총 610곳(아파트 재건축 제외)이다. 시는 이들 610개 구역을 '수습 대상'으로 선정한다.

이 중 추진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사업 초기 단계' 구역은 뉴타운ㆍ정비구역 83개와 정비예정구역 234개 등 총 317곳이다. 구역별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토지 등 소유자의 30% 이상이 구역해제를 요청하면 구청장은 서울시에 '구역해제'를 요청한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심의를 거쳐 구역을 해제하게 된다.

추진위나 조합이 구성된 293개 구역도 '주민들 대다수가 원하면' 사업이 중단된다. 조건은 보다 까다롭다. 우선 토지 등 소유자 10~25% 이상의 동의가 있을 경우 구청장은 실태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 이후 조합 설립에 동의한 토지 등 소유자의 2분의1~3분의2 이상 또는 전체 토지 소유자의 50% 이상이 조합ㆍ추진위 해산을 신청할 경우 구청장은 주민공람ㆍ지방의회 의견 청취 등의 과정을 통해 이를 승인하고 시장에게 정비(예정)구역 해제를 요청하게 된다.

일몰제도 적용된다. 사업 주체가 일정 기간 내 다음 단계의 사업 절차를 이행하지 않으면 구청장이 구역취소 절차를 추진하게 된다. 예를 들어 추진위원회 승인 후 2년 동안 조합설립인가 신청이 되지 않으면 추진위원회가 구역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추진위원회 해산 시 시는 법정 비용의 일부를 보조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주민 원하는 뉴타운 사업은 적극 협력=서울시는 대다수 주민이 사업을 원하는 지역에 대해서는 행정적 지원,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원활한 사업 진행을 돕는다. 우선 중소형 주택을 선호하는 최근 시장 분위기를 감안해 가구 수 증가를 10%에서 30%로 확대하는 절차를 간소화했다. 시는 정비계획 수립 용역비의 50%도 지원한다.

사업 추진 지역의 세입자 주거권 보장 대책도 실행된다.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해서는 구역 지정 3개월 전부터 주거를 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공공임대주택'을 모두에게 공급하게 된다. 재개발이 진행되는 기간에는 이미 건설된 재개발임대 빈 주택에 우선 입주하게 된다. 또 야간ㆍ호우ㆍ한파 등 악천후와 동절기에는 이주와 철거를 금지하도록 해 세입자의 주거안정을 돕는다.

◇취소된 지역은 '마을 만들기' 등으로 전환=뉴타운ㆍ정비사업 구역에서 해제되는 지역은 '마을 만들기' '소규모 정비사업' 등 대안적인 정비사업 방식이 도입된다. 이때 서울시는 ▦공동이용시설 설치지원 ▦집 수리비 융자 등의 혜택을 줄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마을 가꾸기' 사업 형태로 주거지 재생사업을 하면 바로 옆 구역에 아파트가 들어서 있더라도 조화가 가능하다"며 "기반시설의 일부를 시에서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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