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기(Ki)'냐 캡틴 '지(Ji)'냐. 한국 축구대표팀의 신구(新舊) 대들보 기성용(23ㆍ스완지시티)과 박지성(31ㆍ퀸스파크 레인저스)이 올 시즌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첫 골을 놓고 자존심을 겨룬다.
기성용의 소속팀 스완지시티는 9월1일 오후11시(이하 한국시각) 웨일스 스완지의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선덜랜드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라운드 홈 경기를 치른다. 이어 2일 오전1시30분에는 박지성의 퀸스파크 레인저스(QPR)가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3라운드 원정 경기를 갖는다.
기성용과 박지성 둘 다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뛰다 이적료 600만파운드(약 107억원)에 EPL에 입성한 기성용은 8월29일 반슬리(2부리그)와의 캐피털원컵(리그 컵대회ㆍ1~4부 리그 92팀 참가) 2라운드 홈 경기에서 잉글랜드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동료들과 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음에도 76분간 무난한 플레이를 펼쳤다. 기성용은 9월1일 선덜랜드전에도 중용돼 리그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공수의 연결고리를 맡겠지만 대표팀과 셀틱에서 입증된 중거리 슈팅 능력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중 시즌 첫 골 소식을 기대하게 만든다. 팀 분위기도 좋다. 스완지시티는 올 시즌 3연승을 달리고 있다. 리그 개막전과 2라운드에서 각각 QPR와 웨스트햄을 5대0, 3대0으로 대파하더니 캐피털원컵에서도 반슬리를 3대1로 눌렀다. 현재 리그 순위는 첼시(3승)에 이은 2위. 최근에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의 견실한 윙어 파블로 에르난데스를 데려와 강력한 엔진에 기름을 덧칠했다.
QPR의 주장 박지성은 사실 첫 골보다 리그 첫 승이 간절하다. 1무1패 중인 QPR는 하필이면 지난 시즌 우승팀 맨시티를 만났다. 박지성은 캐피털원컵까지 3경기 연속 풀타임 강행군을 펼쳤지만 QPR는 박지성에게 휴식을 줄 여유가 없다. 특히 지난 시즌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박지성은 맨체스터 지역 라이벌인 맨시티를 누구보다 잘 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시즌 막판 맨시티전에서 팀 패배(0대1) 뒤 언론의 혹평을 들었던 터라 설욕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한편 선덜랜드 스트라이커 지동원(21)은 출전 가능성이 크지 않아 기성용과의 맞대결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구자철(23ㆍ아우크스부르크)과 손흥민(20ㆍ함부르크)은 각각 샬케, 베르더 브레멘전(이상 9월1일 오후10시30분)에 출격 대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