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대형은행 자기자본 680억달러 확충해야

금융당국 '총자산 대비 5% 이상 유지' 레버리지 기준 마련
국제기준 바젤Ⅲ보다 엄격
"경쟁력 떨어진다" 불만도

미국 금융당국이 월가의 8개 대형은행들에 대해 오는 2018년까지 총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을 5% 이상 유지하도록 하는 레버리지 비율 기준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이들 은행은 추가로 680억달러의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통화감독청(OCC) 등은 8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자본규제안을 최종 승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전했다. 대상이 되는 은행은 JP 모건체이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뉴욕멜론 및 스테이트스트리트다.

이번 조처에 따라 이들 8대 대형은행은 2018년 1월까지 총자산 대비 최소 5%의 자기자본을 보유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보너스 지급이나 이익배당 등에 제한을 받게 된다. FDIC로부터 예금보호를 받는 은행 자회사에는 6%의 기준이 적용된다. 이는 국제기준인 바젤Ⅲ 자본규제보다 강력한 규정이다.

바젤Ⅲ 자본규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건전성 강화를 위해 만들어진 개혁조치의 하나로 자본을 총자산으로 나눈 레버리지 비율을 기본자본(Tier1) 기준 3% 이상 유지하도록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5% 기준을 맞추는 데 680억달러의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 조처는 지난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가 재발할 경우 정부 지원 없이 금융기관들이 살아남도록 해 납세자를 보호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탄탄한 자본규제는 시스템적 리스크를 줄이고 '대마불사'로 여겨지는 금융기관들에 의한 왜곡을 완화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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