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가 퇴직금을 월급에 포함시키기로 회사측과 계약을 하고 더 많은 돈을 받아 왔더라도 법적으로는 모두 `임금'에 해당돼 퇴사시 별도로 퇴직금을 받아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 동부지법 민사1부(정종식 부장판사)는 11일 전기회사를 퇴사한 신모(54)씨가 "월급에 퇴직금 명목의 돈을 일부 포함해 받았더라도 퇴사후 별도 퇴직금을 줘야한다"며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퇴직금은 직원의 근로가 끝났을 때 비로소 성립하는 것이므로 월급에 퇴직금 명목의 금액이 포함됐어도 법률상 효력이 없다"며 "신씨가 추가로 받은 돈은 노동의 대가인 만큼 부당이득이 아닌 통상 임금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퇴직금을 월급에 포함시킨 것이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봐야 한다는 회사측 주장에 대해 "임금계약만으로는 신씨가 퇴직금을 중간정산하겠다고 요구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데다 중간정산은 정산시점 이전 기간의 퇴직금만 해당되는것이므로 이유 없다"고 덧붙였다.
신씨는 지난 2001년 12월 이 회사와 `급료의 10%를 퇴직금으로 계산해 월급에 포함시켜 받겠다'는 임금계약을 체결하고 일해 오다 작년 4월 퇴사한 뒤 근무기간 만큼의 퇴직금 1백90여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법원에 내 지난 2월 1심에서 승소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