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우리 정부는 이번 회의를 앞두고 국제 금융질서의 모범 규준이 될 수 있는 의제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른바 '코리아 이니셔티브'인데 그 구체적인 산물이 바로 '글로벌금융안전망(GFSN)'이 글로벌안전메커니즘(GSM)으로 한 단계 발전하는 발판을 마련한 것과 인프라ㆍ무역 등 9개 분야에 대해 20개의 구체적인 개발 액션플랜을 발표한 것 등이다.
우리 정부가 제안해 서울 정상회의의 공식 의제로 채택된 글로벌금융안전망과 개발의제는 대한민국을 글로벌 경제의 균형추로 만드는 동시에 조율사로 부각시켰다. 특히 선진7개국(G7) 중심으로 움직이던 G20 회의 테이블에 신흥국과 저개발국을 위한 '개발 이슈'를 올려놓으며 G20이 글로벌 거버넌스의 최고 논의기구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서울 정상회의에서 GFSN과 개발의제는 G20 재무차관 및 셰르파(교섭대표) 회의에서 이견이 거의 없어 경주 장관회의에서 결정된 내용들이 그대로 반영됐다. G20 회원국이 아닌 초청국인 에티오피아ㆍ말라위 등 저개발국가의 정상들은 개발의제가 G20의 의제로 최종 승인된 것에 대해 의장국인 한국에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위기 전염의 백신을 만들다=글로벌금융안전망은 이미 IMF의 대출제도 개선을 통해 외화유동성 일시 부족에 따른 각국의 어려움을 덜 수 있는 채널을 개통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위기의 전이를 막을 수 있는 GSM이라는 백신을 만들었다.
G20은 내년 프랑스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는 글로벌금융안전망의 구축방안을 보다 더 구체화하는 한편 세부적인 집행방법 등을 논의한다. 우리 정부는 코리아 이니셔티브의 큰 축인 글로벌금융안전망이 G20 의제로 지속성을 가진 만큼 주도권을 갖고 논의를 이끌 방침이다.
지난 8월 말 IMF 이사회가 발표한 탄력대출제도(FCL) 개선과 예방대출제도(PCL)의 신규 도입을 핵심으로 한 대출제도 개선안이 이번 회의에서 최종 승인됐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 우려했던 도덕적 해이 문제와 신흥국들이 걱정한 지원 받은 후 낙인효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서는 IMF에서 보다 구체적인 대응책을 만들어 추인할 계획이다.
글로벌 위기의 백신 역할을 하는 글로벌안전메커니즘은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와 같은 지역 금융안전망과 IMF 대출제도를 연계하는 방안을 프랑스 회의로 이어지며 구체화된다. 신흥국의 불안한 외화관리 해소에서 출발해 코리아 이니셔티브의 하나로 발전한 글로벌금융안전망은 G20의 틀 안에서 보다 발전돼 글로벌 경제의 불균형을 완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다 함께 성장을 위한 액션플랜=우리 정부가 제안하며 G20 회원국 외에 비회원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개발 이슈는 9개 분야, 20개 액션플랜으로 확정됐다. 정상들은 셰르파 회의를 통해 확정된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하며 회복력 있는 성장'에 대해 동의하며 각 국가별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내놓았다.
이번 회의에는 ▦인프라 ▦인적자원개발 ▦무역 ▦식량안보 등 9개 핵심 분야를 선정해 세부 논의를 진행했으며 지난 경주회의에서 각 국가들이 제출한 100여개의 액션플랜을 취합, 분석해 20개의 '다년간 행동계획'을 채택했다. 액션플랜에는 빈곤층의 금융 접근성 확대를 위해 빈곤층이 쉽게 자금을 빌려 자력갱생을 할 수 있도록 국제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비롯해 세계 농업 생산성 격차해소 방안 등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개발지원 계획들을 담았다.
정상들은 9개의 핵심 의제를 담은 다년간 액션플랜을 '서울선언'의 부속문서로 넣어 재정ㆍ통화ㆍ인프라ㆍ교육 등 다각도의 성장지원 계획을 구체화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개발의제는 G20이 세계경제의 모든 이해 당사자와 활발한 협력을 약속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한국과 프랑스 등이 이행 모니터링을 위한 실무그룹 공동의장을 맡아 잘 실천하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