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소사/1월12일] '최고의 재무장관'

[오늘의 경제소사/1월12일] '최고의 재무장관' 허드슨 강마저 숨을 멈춘 것 같았다. 팽팽한 긴장도 잠시, 부통령 애런 버(Aaron Burr)의 총구가 불을 뿜었다. 쓰러진 그는 이튿날인 1804년 1월12일 숨을 거뒀다. 미국의 초대 재무장관을 지낸 알렉산더 해밀턴(Alexander Hamilton)의 최후다. 출생에서 죽음까지 그의 일생은 극적이다. 서인도제도의 외딴 섬에서 법적 결혼상태가 아닌 부모에게서 태어나 고아가 된 12세부터 신문기고 원고료로 대학까지 마쳤다.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독립전쟁부터. 영국군의 대포를 탈취해 포병대를 이끌었고 총사령관 조지 워싱턴의 부관으로 발탁된 후 주요 전투에서 업적을 쌓았다. 전후 속성 과정을 거쳐 변호사 자격을 따내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며 뉴욕대표로 대륙회의에 참석, 명연설가로 이름을 날렸다. 초대 재무장관에 임명된 후에는 국채의 액면상환, 주채(州債)의 연방 인수, 연방은행 창립 등 미국경제의 기초를 닦았다. 주마다 제 각각이던 화폐단위도 통합시켰다. 1945년 전까지 악명 높던 미국의 고율관세도 그의 작품이다. 독일의 경제학자 리스트가 주창한 ‘보호무역론ㆍ유치산업보호론’의 원조도 해밀턴이다. 업적도 컸지만 강력한 연방정부를 추진한 탓에 적도 많았다. 49세의 나이에 결투로 숨진 것도 연적과 정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전기물 ‘알렉산더 해밀턴’은 뉴욕타임스와 포스브지에 의해 ‘2004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2년 로버트 버드 상원 예산위원장이 오닐 재무장관에게 “You are not Alexander Hamilton(당신이 해밀턴인 줄 착각하지 마라)”고 공박한 일화는 유명하다. 10달러짜리 지폐의 주인공인 해밀턴은 미국이 배출한 최고의 재무장관으로 꼽힌다. /권홍우ㆍ경제부차장 입력시간 : 2005-01-11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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