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유럽연합(EU)에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덤핑조사를 요청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르노 몽트부르 프랑스 산업장관은 "현대와 기아차가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자동차 가격을 후려쳐 우리 제조업체와 경쟁하고 있다"며 "한국과 EU가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반덤핑 조항을 어긴 점이 있는지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가 현대ㆍ기아차를 견제하고 나선 것은 한ㆍEU FTA 체결 이후 한국산 자동차의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프랑스 업체들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몽트부르 장관은 "한국 자동차들이 전통적으로 프랑스 업체가 강세를 보이던 소형차와 디젤차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럽 시장에서 현대ㆍ기아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난 39만1,511대에 달했으며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4.7%에서 5.9%로 상승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지난 1~7월 전체 승용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지만 현대ㆍ기아차 판매는 오히려 30%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프랑스 자동차 업체들은 푸조가 최근 대규모 감원을 발표하는 등 실적부진에 따른 고통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