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서 3년 정도 징역을 살게 해 주십시오. 만약 내보내면 다른 범행을 저질러서라도 교도소에 가겠습니다" 20대 탈북자가 남한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다 끝내 교도소행을 택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7일 부산 서부경찰서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한 탈북자 김모(26. 경북 영주시 거주)씨. 김씨는 6일 오전 2시40분께 부산 서구 충무동에서 귀가하던 여대생 이모(23)씨를 골목길로 끌고 가 폭행, 이씨의 안경을 부수고 얼굴에 상처를 입힌 혐의로 경찰에 검거됐다. 교도소에 가려고 범행을 저지른 그는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범행현장에서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앉아 있었다. 김씨는 지난 2001년 고향인 평안북도에 어머니와 형, 누나를 남겨두고 잘 살아보겠다는 일념으로 탈북했지만 남한은 그에게 만만치 않은 곳이었다. 결국 남한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막노동으로 생활을 해오다 얼마 되지 않아 부녀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1년여 동안 교도소에서 생활하게 됐다. 그러나 출소한 후에도 김씨에게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김씨는 경찰에서 "경기불황으로 실업자가 넘치면서 일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며 "공사장에서 불규칙적인 노동일을 했으나 생활이 너무 힘들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는 정부에서 한달에 생계비 50여만원과 영구임대아파트를 지원해 주는 것보다안정된 직장을 마련해주길 원했다. 고심 끝에 배를 타기로 결심하고 지난달 부산으로 내려왔으나 자신을 고용해 주는 곳이 없자 끝내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다시 범행을 저지르고 만 것이다. 김씨는 경찰에서 "같은 탈북자끼리는 서로 비참하게 느껴져 만나지 않았고 남한사람과도 거의 사귈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