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붕괴 위기감 고조 'IMF 방불'

■ 환율 10년만에 최고
주가폭락등 악재 겹치며 "무조건 달러 사달라"
1,500 돌파 가능성속 "과열 진정땐 폭락" 경고도

외환시장 붕괴 위기감 고조 'IMF 방불' ■ 환율 10년만에 최고주가폭락등 악재 겹치며 "무조건 달러 사달라" 1,500 돌파 가능성속 "과열 진정땐 폭락" 경고도 최형욱 기자 choihuk@sed.co.kr 원ㆍ달러 환율이 4거래일 만에 208원이나 폭등하면서 외환시장이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방불케 할 정도로 붕괴 위기에 몰리고 있다. 외국인의 셀 코리아 행렬과 경상수지 적자, 미국발 금융위기, 투기수요 가세 등으로 달러화가 메마른 가운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건까지 겹치면서 "무조건 달러를 사달라"는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공포감이 상당 기간 이어지면서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환율폭등은 오버슈팅(단기과열) 측면이 강해 불안심리만 진정되면 폭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외환시장 기능 사실상 마비=최근 환율급등의 원인은 우선 국내외 주가 폭락이다. 미국과 유럽증시가 각국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급락을 지속하면서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달러화 매집 심리가 확산됐다. 코스피지수가 1,300선 아래로 폭락한 점도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 역시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했다.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요인도 반영됐다. 대외 개방도가 높다는 특성상 미국ㆍ유럽발 금융위기에 상대적으로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올들어 외국인들은 33조원가량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또 무역수지가 9개월간 142억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내년 성장률이 3%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이 때문에 매물공백으로 손절매수가 촉발되면서 1,400원에 육박하기도 했지만 당국이 10억달러 정도 개입에 나서면서 1,400원선 진입을 가까스로 제한했다. 이처럼 불안심리가 증폭되면서 외환시장은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이날 기업 결제수요와 투신권의 환율변동위험 헤지분 청산수요가 꾸준히 유입됐지만 수출업체의 매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수출 대기업들이 추가적인 환율상승을 예상해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바꾸지 않으면서 외화수급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하루 평균 70억~100억달러에 이르던 외환시장 거래량은 최근 30억~50억달러로 절반 이상 줄었다. 거래량이 적다 보니 조그만 충격에도 환율이 급등하는 실정이다. 원ㆍ달러 환율이 연일 폭등하면서 외환선물시장도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달러선물시장의 가격제한폭은 3%로 현물시장의 환율이 그 이상 급등하면 매도자가 없어 거래가 이뤄지지 못한다. ◇폭등ㆍ폭락 가능성 상존=지나친 쏠림현상으로 외환시장이 사실상 무너지면서 환율 전망도 안개 속을 헤매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공포감이 진정되지 않고 있어 급등락 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며 "환율 수준을 말하는 게 무의미한 장세"라고 말했다. 일단 글로벌 신용경색이 심화되는 와중에 외환시장이 패닉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환율이 더 오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류현정 한국씨티은행 외환팀장은 "단기급등에 대한 경계감이 높지만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유지되고 있어 1,500원을 돌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도 "연말이 되면 경상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외화자금 공급이 계속 위축되고 외화자금 결제수요가 많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거래량 감소로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데다 환율수준도 비정상적이어서 주변 여건이 조금만 안정되면 환율이 급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김동완 국제금융센터 상황정보실장은 "거래량 자체가 줄었기 때문에 약간의 외부 충격에도 환율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어느 순간 확 급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류 팀장도 "외환시장이 한번 움직이면 과속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단기 급등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 내릴 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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