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소폭 줄었지만 세계IT업체비해 선전…분기 수출 사상 첫 100억弗 돌파 쾌거도 전문가 "3분기 실적은 큰 변동 없을것"
입력 2004.07.16 18:45:44수정
2004.07.16 18:45:44
삼성전자가 16일 발표한 2ㆍ4분기 실적은 내수 부진, 휴대폰 등의 경쟁 과열 등에도 불구하고 수출 호조에 힘입어 안정적인 수익창출 구조를 확립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매출이 분기별 최대인 15조원에 육박하는 등 각종 대내외적 악재에 흔들리지 않았고, 특히 수출은 분기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지난 1분기에 비해 소폭 감소, 영업이익 3조9,000억~4조원을 전망한 증권가 기대에 비해 다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톱 5’ 수준=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7조7,419억원으로 지난해 7조1,927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매출도 29조3,931억원으로 지난해 전체의 67%를 달성했다. 이는 인텔 등 전세계 IT 업체의 실적이 부진한 것을 감안하면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주우식 삼성전자 IR팀 전무는 “이 같은 영업이익은 세계 IT 기업 중에서 1위, 전체 기업 중에서도 ‘글로벌 톱 5’ 수준”이라며 “2분기에는 처음으로 107억 달러의 수출을 기록, 내수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글로벌 기업으로서 입지를 굳혔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강세’, 휴대폰 ‘주춤’= 전통적인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인 반도체는 이번에도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며 다시 한번 저력을 과시했다. 2분기 매출은 전분기에 비해 11% 증가한 4조5,800억원, 영업이익도 2조1,500억원으로 21%나 증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분기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D램 가격 상승으로 양적ㆍ질적으로 최고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경쟁사와 격차를 더 벌리기 위해 메모리 부분 투자를 당초 3조9,000억원에서 4조9,700억원으로 늘릴 방침이다.
반면 정보통신 부문은 북미 지역에서 노키아의 저가 공세, 번호이동성 효과 감소로 인한 내수 시장 위축 등으로 전분기에 비해 영업이익 무려 38%나 줄어든 8,000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LCD의 경우 판가 하락, LCD TV 시장의 성장 속도 둔화 등 각종 악재에 비해서는 선전했다는 평가다. 매출은 1분기에 비해 4% 늘어난 2조4,700억원, 영업이익은 2% 줄어든 8,2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디지털 미디어ㆍ생활가전의 경우 국내 소비심리 위축과 계절적 요인 등으로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하반기 모멘텀 없을 듯=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도 2분기에 비해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학기 등 계절적 수요, 하반기 국내 디지털 방송 본격화, 고가 제품 판매 증가 등 호재도 있지만 휴대폰ㆍLCD 부문의 경쟁 격화, 미국 등 전세계 경기의 둔화 조짐 등 악재도 널려있기 때문이다.
최시연 세종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을 주도한 반도체 D램 판매 단가의 상승세가 완화되고 있는 데다 휴대전화 사업환경도 별로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익 규모에서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