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상식] 분홍빛 잇몸의 매력

“나는 영혼을 위한 미장원을 열고 싶다. 내 영혼이 아름다워서도, 기적을 행하고 싶어서도 아니다. 찾아오는 이의 마음 속을 아름답게 손질해 주기 위해서이다.” 시인 장 콕도의 말이다. 외적 아름다움과 화려함을 지나치리 만큼 강조하는 요즘, 내면을 강조하는 그의 말은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고전 소설 박씨부인전에 등장하는 박씨 부인은 그야말로 `박색`이었지만 집안을 일으켜 세우고 남편의 사랑을 받았다. 천한 무수리 몸으로 숙종의 눈에 들어 영조 임금을 낳은 숙의 최씨도 마음씨는 후덕했을지언정 외모는 볼품 없었다고 한다. 여자는 아니지만 노틀담의 꼽추에 등장하는 주인공 콰지모도는 또 어떤가. 괴물 같은 외모에도 불구하고 착한 마음씨를 지녀 결국은 아름다운 집시여인의 사랑을 얻을 수 있었다. 이처럼 아름다운 마음씨는 외적 힘을 능가하는 힘을 지녔다. 그러나 여기에는 간과할 수 없는 한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육체와 정신이 강력한 상호작용을 한다는 점이다. 육체의 아름다움은 정신을 일깨우고 정신의 아름다움은 육체마저도 빛나게 만든다. `아름다우면 마음씨도 아름답다`는 말을 흔히 하는데 그것은 상당부분 사실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은 여성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인간은 누구나 아름다운 영혼을 소망한다. 외모는 타고나는 것이지만 마음은 스스로 원하는 방향으로 가꿔 갈 수 있다. 장 콕도는 시나 연극 같은 예술 창작활동을 통해 영혼을 아름답게 손질해주고 싶다던 뜻을 어느 정도 이루었다. 그러나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떻게 영혼을 가꿀 수 있을까. 나는 한 가지 방법으로 `환한 웃음`을 제안하고 싶다. 내가 건강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영혼도 더불어 한층 활기차고 건강해진다. 자주 웃으면 피 순환도 좋아져 얼굴에는 생기가 넘치고 분홍빛이 감돈다. 웃음이 곧 마음의 기쁨으로, 마음의 기쁨이 웃음으로 바뀐다. 환한 웃음과 건강한 치아, 그리고 분홍빛 잇몸이 결국은 아름다운 영혼을 가꾸는 텃밭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박씨 부인이나 숙의 최씨도 모르긴 해도 아마 분홍빛 잇몸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 분홍빛 잇몸을 갖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다. 치료의지가 있다면 누구나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박재석 USC치대박사ㆍ뉴욕치대 임상교수ㆍ서울 청담동 미프로치과원장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