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해왔던 윈도 소스코드를 공개키로 해 컴퓨터 운영체제(OS) 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 MS가 각국 정부를 상대로 자사의 컴퓨터 OS인 윈도의 소스코드 대부분을 무료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MS가 그동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러시아 정부에 한해 극히 부분적으로 윈도 소스코드를 공개한 적은 있지만 거의 모든 정부를 상대로 윈도 소스코드 공개 방침을 밝힌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이와 관련, MS는 최신 버전인 `윈도 XP`와 올 연말 출시 예정인 서버용 OS `윈도 2000`, 그리고 모바일용 OS인 `윈도 CE` 등의 소스코드를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MS는 현재 20여개 정부 및 주요 기관들과 윈도 소스코드 공개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이미 10곳과는 계약을 체결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MS는 빌 게이츠 회장이 직접 나서 “윈도 소스코드는 MS의 가장 중요한 지적재산권”이라고 강조할 정도로 윈도 소스코드의 철저한 비공개를 원칙으로 해왔다. 그럼에도 MS가 윈도 소스코드 공개로 방침을 전격 선회한 것은 각국 정부를 고객으로 하는 시장에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리눅스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다. 리눅스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소스코드를 전부 공개하는 `오픈 소스(Open Source)` 전략을 무기로 각국 정부와 기업용 서버 시장을 공략, MS의 시장 점유율을 급격히 잠식하고 있다.
미 정보기술(IT) 전문 인터넷 뉴스인 C넷의 자료에 따르면 서버용 OS 시장에서 리눅스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99년 14%에서 현재 27%를 넘어서고 있으며, 오는 2006년에는 5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각국 정부를 상대로 한 시장은 MS의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MS는 이 같은 리눅스의 부상을 더 이상 간과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MS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크렉 먼디는 “ 각국 정부에 윈도 소스코드를 공개하더라도 이들 정부에 의한 소스코드 유출은 없을 것으로 믿는다”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각국 정부가 윈도가 더 믿을 만하고 보안성이 뛰어난 소프트웨어라는 점을 인식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