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식 바이어 "모든 제품은 미완성… 쉼없이 리뉴얼"

이마트 간편가정식 바이어
주요 임원진 직접 맛 평가
부대찌개 月 1억 매출 올려
유명셰프와 협업도 고려


"모든 제품은 아직 미완성이라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리뉴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싱글족과 맞벌이 부부를 겨냥한 간편가정식(HMR: home meal replacement) 판매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신세계 이마트. 간편밥에서 찌개류, 디저트까지 200여종에 달하는 이들 PL(자체브랜드) 식품은 모두 최성식(43·사진) 이마트 간편가정식 바이어(과장)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이마트의 HMR제품은 올 1~5월까지의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52% 뛰었다. 판매 1위인 부대찌개는 월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같은 기간 누적매출이 5억5,000만원에 달한다. HMR 제품의 인기는 최 과장을 포함한 내부 전문가들의 역량이 발휘된 결과다. 최 과장은 서울 프라자호텔의 조리사를 거쳐 강남에서 일식집을 운영했던 전문 요리사. 이 경험을 살려 지난 99년 이마트 입사 후 10년간 식품파트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조리사자격증을 보유한 팀원들을 이끌고 HMR팀에 합류했다. 이들은 전국 맛집을 돌며 제품 기획과 개발, 패키지 디자인 구성까지 제품생산과 관련된 전 분야를 전담한다. 여기에 일반 직원들의 노력도 큰 역할을 했다. 1달에 2번씩 선발된 본사와 이마트 성수점 직원 30명은 소비자들을 대신해 성수점의 주방시설인 '테이스트 키친'에서 관능검사를 했다. 이를 통해 제품의 맛을 평가하고 개선점을 찾은 것이다. 이후 최병렬 이마트대표와 정용진 신세계부회장 등 주요 임원진들이 직접 맛을 평가하고 제품 출시 여부를 결정하는 내부 컨벤션까지 거친 후에 비로소 HMR 식품은 소비자들을 만나게 된다. 이러한 노력은 제품이 출시됐다고 끝나지 않는다. 최 과장은 "현재 판매중인 가정식 제품은 최저 3번, 많게는 6번에 걸쳐 맛이 개선됐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재료 특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짧은 유통기한을 원칙으로 하는 것은 물론이다. 냉장 떡볶이 등은 생 채소가 들어간 탓에 유통기간이 3~5일에 그친다. 최 과장은 "냉동으로 만들면 오랫동안 유통할 수 있지만 막상 조리를 해 놓으면 채소가 다 물러져 맛이 없다"며 "가장 맛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신선함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말했다. 현재 최 과장은 유명 음식점에서만 맛 볼수 있는 전문요리를 HMR제품으로 만드는데 힘쓰고 있다. 이미 지난해 11월 선보인 인도 전통음식인 '난&커리'가 올해 벌써 2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 그는 "유명 레스토랑 셰프와 전국 요리명인들과 손잡고 공동브랜드 제품을 내놓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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