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들, 기업 경영투명성 제고등 성과
아시아는 고통스러운 개혁을 통해 5년전의 금융위기를 극복했으며 현재의 경제하강 기조로부터도 벗어날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경제전문가들은 7일 아시아 역내국가들에는 97년의 금융위기가 결국 좋은 교훈이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많은 과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금융시스템 및 감독체제 강화, 기업의 경영투명성 제고 등 두드러진 성과를 거뒀다고 이들은 평가했다.
스위스의 UBS워버그 증권 아시아 지역 수석연구원 아루프 라하는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금융위기는 많은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아시아가새로운 도전도 이겨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라보뱅크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의 앤드루 펑 소장도 "많은 사람들에게 경종을울렸다는 점에서 순기능을 발휘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역내 금융위기는 특히 "끝없이달릴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고 말했다.
금융위기로 두자릿수의 고성장세는 꺾였지만 위기 재연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닦았다고 이들 전문가는 지적했다. 이에 힘입어 예전에 비해 더욱 잘 지탱할 수 있는 만큼의 경제성장세를 누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금융위기로 가장 타격이 컸던 한국과 태국,인도네시아 등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대가로 가혹한 경제개혁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들은 말했다.
전문가들은 역내국가들의 부패 및 보호주의의 수준이 아직 높은 편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5년밖에 안되는 기간에 큰 개선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IDEA그로벌 연구소'의 연구원 니잠 이드리스는 "하룻밤새에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면서 "역내국들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역내국가 대부분이 금융위기 이전보다 더 큰 폭의 무역흑자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국가들이 금융위기 전에 비해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수출의존도를 낮추고 내수촉진을 통한 경제성장에 성공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이들 전문가는 설명했다.
라보뱅크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의 펑 소장은 "특히 한국에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면서 "이는 중대 변화이며 국내소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결 튼튼한 내수기반에 힘입어 대부분의 아시아국들이 지난해 미국발 세계경제침체로 인한 `낙진'의 영향권에서 비교적 쉽게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아시아 지역의 당면과제는 지난 5년간 축적해온 힘을 더욱 키워나가는한편 경제가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는 사실에 우쭐해하지 말고 구조조정을 지속 추진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IDEA글로벌 연구소'의 이드리스 연구원은 "이제 도전은 앞서 이룩한 발전을 유지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