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등장한 '여성부'를 겨냥, 신랄한 비판을 가하는 한 얼굴 없는 가수의 노래가 인터넷상에 퍼져나가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박삿갓' 이라는 이름의 가수가<누구를 위한 행정인가?>라는 랩송을 만들어 MP3 형태로 여성부 홈페이지 등에 올린 가운데 많은 이들이 이를 내려받아 다른 곳으로 퍼뜨리는 등 부산한 열기가 증폭되고 있다.
<누구를 위한 행정인가?>는 전문가가 만들었을 법한 리듬 및 각종 음악적 기교가 녹아 있어 음악 자체는 '멋있기'까지 하다. 하지만 문제는 도발적인 가사다.
새롭게 태어난 정부의 한 부처를 두고 "할 건하고 권리를 주장해!" "도대체 만든 목적이 뭐냐"며 원색적인 비판을 하고 있는 것.
랩송이란 특성상 가사가 꽤 긴데 "왜 내 아버지와 내 혈세를 여자들만을 위해 사용하는 건가?" "이런 내가 유치하냐? 그런 너네들은 뭐야?" 등은 차라리 가벼운(?) 언사.
"여성부에 건의해.세상 모든 것을 반으로 딱 잘라! 여자도 군대가기, 몸무게 미달되면 공익근무요원., 월급은 1만원, 건빵에 짠밥 먹도록., 자신 없나 그럼 여성부를 해체시키든지" 같이 군 문제를 거론하며 여성부를 맹비난하는가 하면, "여성부를 영어로 하면 the ministry of women이어야지 왜 ministry of gender equality냐"며 "남녀평등을 위해 일하는 것처럼 하지 말고 이름을 바꾸든지 남성부도 만들어야 한다"고 읊고 있다.
"여자에게 커피 타게 하기 없기, 대신 남자들한테 무거운 짐 들게 하기 없기, 자기 짐은 자기가 들기" 등과 같은 주장도 있다.
이 노래를 누가 어떤 경로로 제작해 올린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를 둘러싼 반응도 경쟁구도로 몰려가고 있다. 각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답답하고 무식한 남성들"이라는 반응에서부터 "맞는 말 아니냐, 군대 가고 권리를 주장해"라는 격한 대응들이 넘쳐 나는 실정이다.
대학원생 김모씨(30ㆍ남)는 "수세로 몰리는 남성들의 불만을 과장되게 반영한 것 같다며 "남성운동이 일고 있는 사회적인 조짐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부의 한 관계자는 "국민들 대다수를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행정 자체를 두고는 어떠한 비판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여성부의 진정한 가치는 도외시한 채 과격한 표현들로만 일관하는 것은 문제다"며 "홈페이지에도 온갖 폭언과 욕설들이 넘쳐나는 이 같은 점들이 여성부가 필요하다는 점을 거꾸로 방증해주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강수진 기자 anti@daily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