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캔, 컴퓨터 등 폐품을 이용해 1,000명의 인간을 만들어 10년간 전 세계에 전시했던 독일 설치 미술가 하 슐트의 '쓰레기 인간'. 사진은 스위스 스텔리 호수변에서 전시된 작품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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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후 지구 모습을 예측한 책들에는 몇 가지 공통된 주장이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위기와 생물종의 감소, 인구 증가로 인한 식량 부족, 기후 변화로 인한 물 부족 심화, 인터넷으로 인한 똑똑한 대중(smart mob)의 출현과 이로 인한 국가 권력의 약화 등이다.
퓰리처상을 세번이나 받은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국제분야 전문가인 토마스 프리드먼은 지구를 살릴 수 있는 새로운 프로젝트로 '코드 그린'을 내세웠다. '코드 그린'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친환경 운동이 아니라 범 국가적인 차원에서 전체적인 시스템을 바꾸고 지속적인 국가의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지구가 대변혁의 국면에 접어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개인들은 손을 놓고 있어도 괜찮을까.
미래학자이자 환경 저널리스트인 알렉스 스테픈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미래를 바꾸는 해법은 이미 우리 곁에 있으며 중요한 것은 흩어진 해법을 한데 모아 연결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그가 설립한 단체인 월드 체인징의 선언문에는 미래 지구를 위한 개인의 행동이 중요하다는 사상이 드러나 있다.
월드 체인징(worldchanging.com)은 사회적 혁신을 연구하는 온라인 두뇌집단으로 물질ㆍ주거ㆍ도시ㆍ지역사회ㆍ비즈니스ㆍ정치ㆍ지구 등 7개의 카테고리에 다양한 전문가들이 자유롭게 기고를 한다. 책은 온라인 사이트에 올라온 기고문을 엮은 것이다.
잘 사는 국민들의 좀 더 싼 소비를 위해 세계화가 가속도를 내는 동안 지구 환경은 오염되고 노동착취와 정치적 부패의 골은 깊어졌다. 정치권과 기업이 결탁해 왜곡된 유통구조는 생산자를 가난으로 밀어넣고 기업에만 부가 집중되도록 했다. 이 같은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이제 경쟁 사회의 일반적인 현상으로 여겨질 정도다. 그렇다고 이른바 선진국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높아지지 않았다. 행복한 미래의 지구를 위해 개인은 기다리고 만 있을 수 없다.
책은 개인 혹은 기업 차원에서 지구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다양하게 소개한다. 그 동안 소비하고 파괴하는 데 썼던 첨단 과학기술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사례가 등장한다. 작게는 먹을거리를 고르는 일에서 입는 옷과 잠자고 일하고 쉬는 공간에 이르기까지 개인이 어떻게 선택하고 실천하느냐가 세상을 바꾸는 일의 시작이다.
친환경으로 성공한 기업을 소개하면서 미래의 비즈니스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갈등과 부패에서 벗어나 공공의 선을 지켜낼 수 있는 미래적 정치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인터넷을 통한 민주주의의 실현에는 한국의 오마이뉴스가, '비자발적 공원'으로 멸종하는 동물을 지켜낸 사례로 비무장지대(DMZ)가 소개된다.
책은 세계를 바꾸기 위해 움직이는 혁신가들을 통해 지구의 긍정적인 미래를 꿈꾼다.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자. 우리 각자가 할 수 있는 중요한 작업은 더 나은 미래를 적극적으로 상상하는 일이다. 현실로서 상상하고 전체를 보려고 노력하고 언젠가 내가 그 속에서 거닐 모습을 떠올리는 것이다. 그리고 동지들을 찾아 보자. 도구들을 만들어 내자. 지금 당장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