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르네상스 취소? 재건축 사업은 어떻게? 불안감에 매수 뚝…전화만 빗발

10·26 재보선후 서울 부동산시장 살펴보니…
"더 지켜보자" 관망세 뚜렷
일부 지역 급매물도 늘고 강남 재건축 급락세속
"큰 변화는 없을것" 전망도

재개발·재건축 속도조절 입장을 밝혀온 박원순 서울시장의 취임으로 재개발·재건축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매수세가 줄고 관망세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서울 개포주공·시영 등 강남 재건축단지 전경.

"시장선거 후 '한강 르네상스가 정말 취소되냐'는 수요자들의 문의전화가 수차례 걸려왔습니다. 집값이 또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불안심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마포구 합정동 M공인중개의 한 관계자) "지난주 은마아파트 재건축을 매입하려던 투자자가 서울시장이 바뀌자 좀 더 지켜보자며 거래를 미루더군요. 매수 문의전화도 줄었습니다."(강남구 대치동 S공인의 한 관계자) 10ㆍ26 재보선으로 수도 서울 행정의 수장이 바뀐 뒤 첫 주말을 맞는 서울 부동산시장은 온통 불안감으로 뒤덮였다. 10여년 가까이 한나라당이 집권하며 유지되던 부동산정책 기조가 단번에 바뀔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이 후보 시절부터 재개발ㆍ재건축 속도 조절과 한강 르네상스 사업 전면 재검토라는 공약을 여러 차례 밝힘에 따라 성수ㆍ여의도ㆍ합정ㆍ이촌ㆍ압구정 등 전략정비구역과 강남권 재건축시장 등에서는 매수세가 줄고 관망세가 짙어지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급매물까지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30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8%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구와 강동구 내 재건축단지들은 각각 0.12%, 0.27%씩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개포동 S공인의 한 관계자는 "아직 가격 하락 움직임이 크지는 않지만 매수문의는 뚜렷하게 줄어들고 있다"며 "강남 재건축에 대한 수요자들의 불안심리가 가속화하고 있어 이대로는 가격이 더 하락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강동구 둔촌동 D공인의 한 관계자도 "선거 이후 많은 매도자들이 적게는 500만원, 많게는 2,000만원까지 가격을 하향해 물건을 내놓고 있다"며 "반면 매수자들의 대부분 좀 더 지켜보자는 관망세로 돌아선 상황"이라고 전했다. 종 상향 등 재건축 관련 호재 또는 악재 대부분이 서울시 행정에 의해 좌우되는 만큼 개발사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온 박 시장의 취임으로 강남 재건축의 사업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도 제기되고 있다. 송파구 G공인의 한 관계자는 "가락시영아파트의 경우 3종 상향이 되지 않으면 사업성이 크게 떨어지게 되는데 11월 열릴 소위원회에서 어떤 식의 결과가 나올지가 관건"이라며 "만약 불가 결정이 나온다면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강남구 개포주공2단지 추진위 측도 "재건축은 추진 속도가 곧 사업성인데 인위적으로 사업을 지연시켜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경우 아직 집값 하락을 단언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박 시장 측에서 주택ㆍ부동산 관련 구체적인 움직임을 드러낸 바가 없는 만큼 성급한 결론을 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의 함영진 실장은 "개발사업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해도 국내 자산시장에서 부동산 자산의 비중이 큰 만큼 진행되는 모든 사업을 취소ㆍ폐지하고 재개발을 올스톱시키는 등의 극단적인 결정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대표도 "현재 부동산시장이 투자자보다 실수요자 위주로 구성돼 있는데다 서울시장 임기가 너무 짧아 어떤 변화가 있더라도 큰 영향을 끼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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