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3월 13일] 대규모 민생대책 효과도 극대화해야

정부는 불황에 따른 취약계층의 생활고를 덜어주기 위해 6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민생지원대책을 마련했다. 지원 대상도 기존 100만가구 175만명에서 220만가구 435만명으로 배 이상 늘렸다. 경기침체로 타격을 받은 실직자를 포함한 저소득 빈공계층의 주거ㆍ교육ㆍ의료 등 필수 분야를 지원해 저소득층의 생황안정을 도모하면서 소비진작 효과도 거둔다는 것이 이번 대책의 목적이다. 어려운 때라 지원확대를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국민세금이 낭비되지 않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해 4ㆍ4분기 이후 일자리는 대폭 줄어들고 있는데 원ㆍ달러 환율의 고공행진으로 물가는 계속 올라 생계에 허덕이는 국민이 늘고 있다. 모든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특히 경기변동에 취약한 임시ㆍ일용직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타격이 크다. 소비진작을 통한 경제회복을 위해서도 서민생활 안정은 시급히 도모해야 할 과제다. 이런 점에서 틈새 및 차상위 계층까지 지원을 확대하기로 한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현금과 상품권을 동시에 활용하는 지원방법도 긍정적이다. 근로능력이 없는 50만가구에는 6개월 동안 평균 20만원의 현금을 주고 근로능력이 있는 40만가구에는 월 83만원을 현금과 전통시장 상품권으로 절반씩 나눠 주기로 했다. 학자금과 주택자금 금리도 낮추고 생활 및 경영안정자금도 지원하기로 한 이번 민생지원대책은 전방위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대상자를 공정하게 선정해 효과를 극대화하는 일이다. 그동안 복지비를 둘러싼 각종 비리가 잇따른 데서 알 수 있듯이 복지예산은 눈먼 돈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관리가 허술하고 누수가 심하다. 자격 없는 사람이 받고 이를 담당하는 일선 공무원의 부정까지 겹쳐 국민의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취약계층 자료가 기초생활보호 대상자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번에도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우선 대상자를 개인보다는 가구 중심으로 선정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지원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대상자 선정 및 지원금 전달과정 등 관리체제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 민생지원비가 눈먼 돈이 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 그리고 이 같은 긴급 민생대책은 장기간 지속될 수 없다는 점에서 경제회생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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