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정동영·문국현 나란히 있으니 보기좋다"

노벨상 수상 기념식서 조우…이인제 후보는 불참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와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선후보가 4일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7주년 기념행사에 나란히 참석했다. 문 후보가 이날 오전 정 후보에게 후보단일화를 공식 제안한 뒤 첫 만남이다. 평소 범여 후보단일화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DJ도 양 후보의 단일화 노력에 힘을 실었다. 정 후보와 문 후보가 DJ 맞은편에 나란히 앉자 오충일 신당 대표는 “여기서 단일화되겠네”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DJ가 이에 “둘이 앞에 앉아 있으니 보기 좋다”며 거들었다. 정 후보는 “대통령 덕분에 이 자리가 마련됐다”며 “앞으로 걱정 안 끼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후보는 별 말은 없었지만 정 후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호의를 나타냈다. 앞서 DJ는 행사 시작 전 문 후보를 만나 “젊었을 때부터 유한에 있었느냐”며 관심을 보였다. 문 후보는 “(DJ의 차남인) 홍업(김홍업 의원)이랑 ROTC 동기이고 얼마 전에도 만났다”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DJ는 정 후보에게도 “요즘에 많이 바쁘다”며 안부를 물었고 정 후보는 “다음에는 청와대에서 모시겠다”고 화답했다. 당초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던 이인제 민주당 대선후보는 돌연 불참했다. 이 후보는 이날 범여권 후보단일화 시도에 대해 “원칙과 명분을 잃고 정치적 이해관계만을 내세운 야합”이라고 비판한 뒤 “민주당 노선에 기반한 정권을 세우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독자 대선 완주 의지를 강조했다. 다만 이 후보 측은 “단일화 문제는 여지를 두고 생각해보면 상황에 따라 대처할 수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한편 김대중평화센터 주관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버마(미얀마의 옛 국호) 민주화의 밤’이란 제목으로 지난 9월 미얀마 군부정권의 민주화 시위 무력진압을 규탄하고 미얀마 국민의 민주화 운동을 지원하자는 취지를 담았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등은 특별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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