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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애인보다 더 사랑받는 애견
고급옷·주얼리 아낌없이 투자전용호텔에 유치원까지 등장애완용서 이젠 인생동반자로
정민정 기자 jminj@sed.co.kr
애견 유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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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에스티나 펫 주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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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침대에서 잠자고 있는 애완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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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견현상' 그들의 심리학
직장인 김진석(40ㆍ가명) 씨 부부는 다섯 살 된 동생(?)이 있다. 흰색과 갈색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복스럽고 귀여운 아메리칸 코커 스파니엘 '백몽'이다. 부인의 성을 따 '백몽'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는 김 씨는 5년 전 우연히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4개월 된 몽이를 보고 둘 다 반해 분양받게 됐다고 한다. 아직까지 아이가 없는 김 씨 부부에게 몽이는 둘도 없는 가족이다. 몽이가 살이 찌지 않도록 비싼 저지방 사료를 먹이고 예방 접종이나 털 관리로 40여만원이 들지만 전혀 아깝지 않다. 얼마 전에는 일본산 애견 전용 전자식 화장실을 100만원 넘게 주고 구입하기도 했다. 김 씨는 "주변 사람들은 개에게 그렇게 많은 돈을 들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하지만 우리 부부에게 대화의 주제가 되고 위안과 웃음을 주는 몽이는 소중한 가족"이라고 강조했다.
최근들어 김 씨 부부처럼 자녀 없이 애완동물과 함께 사는 '딩크펫(DINK+pet) 가족'이 늘고 있다. 딩크펫은 맞벌이를 하면서 자녀를 낳지 않는 대신(DINKㆍDouble Income No Kids) 애완동물(pet)을 키우는 가족을 말한다.
한국애견협회에 따르면 애완견을 키우는 인구는 약 1,000만 명(애견 350만 마리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애견 산업은 일반적으로 1인당 국민 소득 1만 2,000달러 시대에 들어서면 급성장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우리나라도 이 같은 이론에 부합하고 있다.
옛말에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요즘은 가히 애완견 천국이라고 할만하다. 애완견을 '사고, 먹이고, 키우고, 입히고, 재우는' 용도로 들어가는 시장 규모는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애견 1마리당 연 평균 50만원을 소비하고 있는 셈이다. 애견 전용 화장실, 애견 캠프, 애견 호텔, 애견 미용실, 애견 가구, 애견 장례식장 등 끊임없이 신시장이 창출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애견을 키우면서 프리미엄 서비스가 갈수록 늘고 있다.
◇ 아낌 없이 투자한다!
직장인 진미숙(32) 씨의 검은 푸들 '까미'는 평소 40만원 짜리 '애견침대' 에서 잠을 자고 1.5㎏에 3만원 짜리나 되는 고급 사료를 먹는다. 자일리톨 성분이 들어간 껌을 씹고 입이 심심할 때는 강아지 전용 젤리를 먹는다. 3개월마다 1만 5,000원짜리 스케일링을 하고, 한 달에 한 번씩은 3만원을 들여 목욕과 털 관리, 네일 케어까지 받는다. 또 외출할 때면 60만원짜리 명품 옷으로 갈아 입고 100만원이 넘는 루이비통의 애견 이동식 가방장을 타고 이동한다. 진 씨가 출장을 갈 때는 하루에 4~5만원이 드는 고급 애견 호텔에서 묵는다. 강남의 애견 호텔은 집에 있는 것처럼 조명을 조절하고 사료에 통조림 고기를 말아 주는 특식도 제공해 강아지들이 좋아한다.
애견용품도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과거에는 사료나 장난감, 목욕용품 등이 많이 판매됐지만 최근에는 자동급이기, 유모차, 향수 등 애견용품이 점차 세분화ㆍ고급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애완 동물 전용 유모차인 '메리카트 유모차'(22만원)는 장시간 쇼핑이나 산책시 개나 고양이를 태울 수 있다. 애견의 먹거리도 애견인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 '애견 자동 급이기(7만 9,000원)'는 시간을 맞춰 놓으면 일정한 시각에 자동으로 적당량의 사료가 지급되는 제품이다. 애완동물 전용 정수기인 '펫큐아 정수기'(1만 9,000원)는 나노 광촉매 6단계 필터가 장착돼 깨끗하고 신선한 물을 공급해준다. 특히 유명 외국계 업체에서 생산되는 사료는 강아지용, 성견용, 수유견용 등 강아지의 성장에 맞춘 것은 물론 다이어트용, 피부개선용, 모질 개선용, 퍼포먼스용(근육강화)으로 특화돼 있다. 보통 사료 가격은 1㎏당 5,000∼1만 5,000원 수준이지만 최근에는 2만∼3만원대 고가품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패션을 중시하는 현대인들은 애완견을 위한 고급 옷과 액세서리에도 아낌 없이 투자한다. 그 동안 주시 꾸뛰르, 버버리 등 해외 명품 브랜드에서만 애견 전용 주얼리를 취급했지만 국내 브랜드인 제이에스티나가 전국 신세계 백화점에 총 14종의 펫 주얼리를 선보이면서 애견인들의 관심이 뜨겁다. 바이오그룸의 '후레쉬 콜론(1만 9,000원)'은 애완 동물의 냄새를 없애주는 애견 전용 향수로 외출 전 한 번만 뿌려줘도 효과가 좋다.
◇가족처럼, 자식처럼 보살핀다
출장이나 휴가를 갈 때 애견을 맡길 수 있는 애견 호텔은 전국적으로 수백 개가 성업중이다. 1박에 1만 5,000∼5만원 선이 보통 수준이며 특식과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 VIP룸은 이용 가격이 10만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애견 전용 유치원까지 등장했다. 주인이 여행이나 출장으로 며칠씩 집을 비울 경우 동물 병원이나 애견 호텔에 애견을 맡겨야 하는데 하루 종일 좁은 공간에 갇힌 강아지가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아 애견인들의 고민이 컸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새롭게 등장한 것이 애견 유치원이다. 아이들이 등하교하듯 낮 동안 애완견을 돌봐주고 필요할 경우 며칠씩 보살펴 주기도 한다. 강남 대치동에 애견 유치원을 개업한 민주리(38) 씨는 "넓은 실내 공간에서 동물들이 편하게 지낼 수 있는 만큼 아침에 출근할 때 애완견을 맡기고 퇴근할 때 찾아가는 고객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애견 유치원은 최근 강남이나 잠실 등을 중심으로 생겨나는데 낮에만 맡길 경우 1만~2만원, 하루를 넘기는 경우는 3만원선에 가격이 책정돼 있다.
휴가를 떠날 때 애완 동물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경남 남해의 힐튼 골프&스파 리조트가 지난 3월 선보인 '펫 프랜들리 룸 서비스'는 리조트 야외 시설 뿐만 아니라 객실에서도 애완 동물과 함께 머물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그 동안 특급 서비스를 자랑하는 호텔이나 리조트에서는 위생이나 관리의 문제 때문에 애완 동물의 반입을 금지, 가족들이 장기간 여행을 떠날 경우 애완 동물들은 집에 혼자 남겨지거나 위탁 센터에 맡겨지기가 일쑤였다. 힐튼 남해는 애완동물용품을 별도로 가져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전용 식기와 패드는 물론 깔개까지 룸 서비스로 제공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제공하고 있다.
경기 하남시에 위치한 멍멍랜드는 강아지들이 목줄 없이 뛰어놀 수 있는 넓은 잔디밭과 다양한 훈련 시설을 갖춘 애견 전용 테마 공원이다. 위탁 훈련은 원래 한 달 단위로 실시하지만 올 여름 처음으로 한 주 단위(1마리 당 10만원)로 애완견을 맡아 보살피고 훈련해주는 여름 바캉스 캠프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방학 때 아이들을 캠프에 보내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방과 먹이만 제공하는 애견 호텔과 달리 위탁된 개들은 캠프 기간 수영 강습과 예절 교육, 사회화 교육 등 '맞춤식 교육'을 받는다. 이종세 대표는 "국내 애견 역사가 짧아 애완견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캠프를 통해 애완견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고 예의도 익히게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동물장묘업이 신설, 애완견 화장이 합법화되면서 애견 장례업도 인기다. 애완견이 죽었을 때 장례를 치러주고 납골당에 보관해 주는 애견 장례 비용은 6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최근에는 애완견을 화장한 뒤 남은 유골분으로 구슬 형태의 사리를 만들어 크리스털 보관함 등에 담아 판매하는 이색 장례 서비스도 등장했다. 세상을 떠난 애완견의 일부를 몸에 지닐 수 있도록 휴대전화 장식줄이나 목걸이에 보석 대신 사리를 박아 판매하는 서비스도 인기다. 애견장례대행업체인 월드팻 관계자는 "애완견을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 한 동반자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애완견이 죽으면 편안하게 저 세상으로 보내주고 남은 사람은 애완견의 흔적을 지니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 인생의 반려견'
애견 인구 중에서 약 70%가 여성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은 애완견을 자신과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며 부모 형제나 연인, 자식 못지 않은 깊은 애정을 쏟는다. 이들은 애완견을 자신의 동반자라는 의미로 '반려견'이라 칭하며 강아지를 돌보는 자신들을 반려견의 이름을 따 '뽀미언니(누나)', '뽀미엄마'로 부른다.
시추인 '뽀'와 '아름이'를 키우는 직장인 조인경(32) 씨는 "여자 나이가 서른이 넘으면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게 보통이지만 현재 나에겐 강아지들이 유일한 보살핌의 대상"이라며 "하루 일과를 끝내고 집으로 들어섰을 때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고 반기는 뽀와 아름이가 없는 세상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주말에 강아지를 돌보느라 데이트를 제대로 못해 남자 친구와 불화까지 겪었다는 그는 "남자 친구가 강아지와 자기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는데 내 선택은 강아지"라고 잘라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지은희(28) 씨는 말티즈 6마리를 키우고 있다. 지 씨는 "강아지들에게 내 존재가 엄마이고 내게 그들은 일종의 심리치료사"라면서 "강아지들을 돌보면서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위안도 받는다"고 말했다. 남자친구와는 헤어질 수 있어도 강아지들과는 절대 헤어질 수 없다는 그는 "남자친구는 나라는 존재가 없어도 되지만 강아지들은 내가 없으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특히 여성 애견인의 증가는 여성의 사회 진출에 따른 경제력 향상과 만혼 트렌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애견협회 심사위원장인 고승판 전주기전대 애완동물관리과 교수는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경제 수준이 높아지는 대신 상호 불신과 스트레스는 늘고 있는 게 현대인의 자화상"이라며 "인간과 1만 2,000여년의 역사를 함께해 온 개들은 맹목적인 충성을 보여줘 주인들은 애완견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통해 위안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감정이 풍부하고 섬세한 여성의 경우 반려견을 돌보면서 모성애가 충족되기 때문에 굳이 의무와 책임이 따르는 결혼보다 독신으로 살면서 반려견을 선택하는 경향이 생겨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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