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글로벌 금융위기에 휘말려 추락을 면치 못하면서 실적 시즌을 바라보는 잣대들도 달라지고 있다. 최근 장세가 펀더멘털 보다 자금경색 등 외적변수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어 어닝시즌에 실적 역시 현금 흐름이나 외화부채 비율 등에 초점을 둬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더불어 그동안 ‘깜짝 실적’에 이목이 집중됐었지만 경기침체 가속화가 진행되면서 호실적이 꾸준히 지속될 종목에 장기투자하는 전략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순이익보다 현금흐름을 보라=증시가 급격한 하락장세를 보이면서 기업현금흐름이 저 PER(주가수익비율)중심의 투자전략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가 상승기에는 당기순이익이나 영업이익 등이 주가 상승 모멘텀을 작용하지만 약세장에서는 주가현금흐름비율(PCR)이 높은 기업들의 시장 수익률이 PER이 낮은 종목을 앞지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수출비중이 높고 외화부채가 적은 기업들에 대한 접근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화증권은 이 같은 조건을 갖춘 종목으로 LG전자,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전기, 현대차, 제일모직, SK텔레콤, LG텔레콤 등을 제시했다. 주현승 한화증권 연구원은 “실적 추정이 하향 조정중이고 최근 환율 등 경제변수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3ㆍ4분기 실적발표시 단순히 순이익 전망보다는 PCR, 수출비중, 외화부채비율 등과 같은 기업의 안정성을 체크하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실적개선의‘지속성’이 관건=금융위기가 실물경기 위축으로 빠르게 전이되면서 3ㆍ4분기 뿐 아니라 4ㆍ4분기 이후에도 꾸준히 호실적을 내놓을 수 있는 기업들 역시 몸값을 높일 전망이다. 경기둔화가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는 만큼 3ㆍ4분기에는 좋은 실적을 보였다고 하더라도 연말이나 내년에 업황둔화가 예상되는 업종이나 종목은 경계를 해야한다는 의미다. 삼성증권은 세아베스틸, LG전자, S-Oil, 소디프신소재, LS, LG패션 등이 지난 분기 뿐 아니라 앞으로도 양호한 성적을 거둘 종목으로 제시했다. 이와함께 환율 수혜와 함께 내년 업황 턴어라운드를 기대해볼 수 있는 종목으로는 현대차, 삼성전자, 신세계, KT&G등이 꼽혔다. 김한솔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변동성이 극도로 확대되며 반등에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따라서 기업 실적발표를 바라보는 관점도 단기간의 놀라운 성적표보다는 앞으로도 꾸준히 개선될 수 있는지 여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장의 막무가내식 폭락세로 인해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과대낙폭을 기록한 종목도 관심사항이다. 이들 종목은 실적시즌 중 단기적으로 주가 모멘텀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같은 낙폭과대 실적호전주로 메리츠화재, 동원산업, 자화전자, 한솔LCD, 한미약품 등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