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기업에서 또다시 감원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
미국 주요 기업들의 3ㆍ4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속속 드러나는 상황에서 이 같은 감원 바람은 경기 둔화의 깊은 골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고 있다.
듀폰은 23일 앞으로 12~18개월 사이 1,5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 인력의 약 2%에 해당하는 규모다.
듀폰의 감원 계획은 지난 3ㆍ4분기 순익이 주당 1페니에 불과한 1,000만달러에 그친 것으로 이날 발표된 것과 때를 같이한다. 듀폰은 지난 2ㆍ4분기에는 4억5,200만달러의 순익을 냈었다.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코퍼레이션(UTC)도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대대적인 감원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UTC는 군사 장비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올해 전체 비용 감축을 20%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6억 달러에 해당하는 것으로 설명됐다.
반도체기업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도 지난주 전세계 인력의 15%에 해당하는 1만2,00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커밍스와 이베이 산하 페이팔 및 아폴로그룹도 이달 들어 감원 계획을 공개했다.
게임업체인 징가도 창사 후 처음으로 감원을 계획하고 있다. 징가는 23일 정규직 가운데 5%를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징가는 전 세계에 모두 3,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미 기업의 저조한 실적이 새로운 불안을 제기한다’는 제목의 1면 머리기사에서 미국 대기업의 분기 매출과 수익이 감소하기는 2009년 이후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프라이빗뱅크의 잭 애블린 투자책임자(CIO)는 FT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유동성 공급보다는 (부진한) 경제 펀더멘털에 더 주목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 대기업 분기 수익이 2% 감소했다면서 이는 “시장 흐름이 (완연히)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