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인공기소각 유감표명] 남북관계 원상회복 의지

지난 8ㆍ15 행사를 문제 삼아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불참을 시사했던 북한이 다시 참가의사를 밝힘에 따라 당초 일정보다 늦어진 여타 남북경협 사업들이 곧바로 재개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북한이 불참을 시사한지 하루만에 다시 참가의사를 번복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보수단체의 8ㆍ15국민대회에서 발생한 인공기와 김정일 국방위원장 초상화 소각에 대해 공식 유감을 표명하는 등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이날 우리 정부는 당초 일정보다 늦어지긴 했지만 북한이 빨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참가해서 남북관계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자고 제안했다. ◇대북 유감 표명 배경 및 의미=노 대통령이 국내 보수층의 반발을 무릅쓰고 직접 유감표시를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북한의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 참가를 비롯한 남북교류나 협력의 분위기를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 중대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유니버시아드 대회 뿐만 아니라 남북협력상황이 지연되거나 파국으로 갈 경우 이달말로 예정된 북 핵 6자 회담에서 우리 정부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북한 사회 특성상 초상화와 깃발 문제가 자극이 됐을 것”이라며 “우리 입장에서는 빨리 이런 상황을 풀고 원상회복을 하는 게 대구 U대회는 물론, 6자 회담에서 우리의 입지 등을 감안, 대승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북한 역시 남한내 극우 보수세력의 극단적인 행동이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메시지` 전달이라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170여 개국이 참가하는 국제대회 개막을 몇일 앞두고 돌연 불참할 경우 이에 따른 국제적인 비난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관계 정상화 될까=이제 관심은 잠시 주춤거렸던 남북경협 사업이 다시 예정대로 진행되느냐 여부다. 정부는 조속한 시일 안에 늦어진 4대 경협합의서 발효통지문 교환과 6차 철도ㆍ도로 연결 실무접촉을 가질 계획이다. 또 오는 21∼23일 금강산에서 열기로 한 면회소 건설추진단 3차 회의와 26∼29일 서울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6차 회의 등 여타 경협사업을 예정대로 진행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이와함께 재발방지 차원에서 인공기 훼손 등에 대한 범 정부 차원의 협의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공식적인 반응을 보여 `명분`을 얻은 북측이 예정된 경협사업을 미룰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열기자 my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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