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의 천국. 하지만 모든 온라인게임이 천수를 누리며 무병장수하는 것은 아니다.
끊임없는 생명력을 과시하는 게임이 있는가 하면, 채 피워보지도 못하고 시드는 게임, 잘나가다 갑자기 기력이 쇠해 결국 잊혀가져는 게임이 수두룩하다.
비공개 테스트로 진행되는 클로즈드 베타, 무료로 서비스되며 게임의 완성도를 가다듬는 오픈 베타, 그리고 냉엄한 현실의 심판을 받게 되는 유료화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온라인게임의 `라이프 사이클`은 아슬아슬한 희비의 쌍곡선을 그린다.
◇클로즈드베타 전쟁의 서막= 앞날이 전도유망한 대작게임은 클로즈드 베타에서부터 될성부른 싹을 보인다.
아직 게임에 대한 별다른 정보가 없는 게이머들에게 이 단계에서의 판단 기준은 개발사의 명성이 고작이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가 대표적인 경우다.
단 500명으로 제한한 리니지2의 베타 테스터로 선택받기 위해 게이머들은 몸살을 앓았다. 어렵사리 구한 테스터 아이디(ID)를 현금거래하는 일도 일어났다. 엔씨소프트가 `베타 테스터의 레벨과 아이템은 본격 오픈할 때 소멸된다`고 밝혔지만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한빛소프트의 `위드`는 해외에서 더 관심이 컸다. 지난달 14일 중국에서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를 개시한 이 게임에는 단 하루만에 10만명이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뤘다.
◇오픈베타 운명이 갈린다= `오픈베타족`이란 말이 유행할 정도로 이 단계에서 게이머들의 이동은 잦다. 거꾸로 말하면 이 때 게이머들을 확실히 붙잡아둬야 유료화 이후의 성공이 보장된다는 뜻이다.
넥슨의 `아스가르드`는 오픈베타 동안 줄곧 게임 내에서 타고 다닐 수 있는 `애완동물`의 등장을 예고했다. 게이머들은 애완동물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며 게임을 떠나지 않았고, 넥슨은 애완동물의 투입시점을 유료화 이후로 잡았다. 너무 빨리 해도, 너무 늦게 해도 실패할 수밖에 없는 `타이밍`의 승부였다.
◇유료화 밀고 당기기의 미학= 오픈베타 중 아군으로 끌어들인 게이머라도 매달 지갑을 열게 하기는 쉽지 않다. 이 단계에서 게임의 시의적절한 변신과 확장, 업데이트만이 생존의 비결이다.
`리니지`는 최근 혈맹간 합종연횡을 통한 대규모 전쟁개념을 도입, 평범한 공성전(攻城戰)에 질린 게이머들에게 동기를 유발했다. 리니지는 6월부터 시작될 `파트2`용으로 3년치 에피소드를 준비해놨다.
리니지의 아성을 노리는 웹젠의 `뮤`에는 아예 공성전이 없다. 그래도 동시접속자는 꾸준히 늘어난다. 게이머들이 공성전의 그날에 우뚝 설 자신의 캐릭터를 꿈꾸며 전투력을 갈고 닦고 있기 때문이다.
위즈게이트의 `드로이얀`은 점차 멀어지는 유저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무료전환`이라는 초강수를 택했다. 그 결과 동시접속자 수가 두배로 증가했다.
<김문섭기자 cloone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