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앤 조이] 나 어릴적 꿈꾸던 인형나라 구경갈까~ ■ 세계인형대축제 12월22일부터 내년 1월1일까지 코엑스서 서은영기자 supia927@sed.co.kr 그래픽=이근길기자 관련기사 세계인형대축제 관람 요령 인형에 담긴 사연들 "美 '바비' 면 한국엔 '연지' 있죠" 'X-마스 선물' 내가 만든 테디베어로 연말연시 웰빙 음주법 피부노화 방지는 오장육부 건강부터 '제야의 서울' 화려한 빛의 향연 야외 아이스링크에서 야경 즐기기 >>리빙 앤 조이 기사 더보기 『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은 저가 봉제 인형을 만들어 판매하는 인형 수출국 중 하나였습니다. 요즘 시트콤에서 우스갯소리로 나오는 "인형에 눈을 붙이며 생계를 유지한다"는 말이 그 당시까지만 해도 우스운 얘기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얘기가 달라져도 한참 달라졌습니다. 인형을 두고 예술작품이라고 하고 누가 어떤 재료를 사용해 만들었고 누가 인형을 소장했느냐에 따라 인형 가격도 부르는 게 값인 시대가 되었으니 말이죠. 인형을 만드는 사람들을 두고 인형 예술가라고도 합니다. 인형은 아이들 장난감을 넘어서 예술작품으로 새롭게 탄생했습니다. 최근 비디오 게임 등 아이들의 놀 거리가 디지털화 되면서 어린이용 인형이 외면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기존 인형 제작 업체들은 새로운 소비층을 찾아 나서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발견한 타개책이 성인을 위한 고급 인형입니다. 고급스러운 소재에 정교함을 깃들여 만들어내는 수집용 인형을 직접 제작하거나 수집하는 인형 마니아들의 숫자는 800만 명에 달하며 이 같은 수요를 반영하듯 용인 송담대에는 인형캐릭터 창작과가 생겨나 꾸준히 인형 예술가들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의 인형 예술은 과거 봉제완구 위주의 인형 제작기술 수준을 뛰어넘은 지 오래입니다. 국내 유수의 인형작가들이 이미 세계적인 인형 전시에 참여하고 수상을 하면서 한국 인형 예술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우리 인형 예술이 어느 정도의 경지에 올랐는지 알릴만한 기회가 없었습니다. 때문에 이달 22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서울 코엑스 1층 태평양홀에서 열리는 '제2회 세계인형대축제'는 더욱 의미 있는 자리입니다. 관람객들에게는 예술작품으로서 인형을 접하고 피규어, 테디베어, 구체관절인형 등 10여종의 인형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또 인형작가들에게는 서로의 작품을 감상하고 기술을 교류하는 자리가 돼, 한국 인형 예술을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전시장을 찾으신다면 작품을 관람하는데 그치지 말고 직접 자기만의 인형도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구체관절인형, 테디베어, 코튼돌, 토피어리 등을 직접 제작해보면 인형을 만드는 과정이 하나의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서울경제신문과 대교가 주최하고 문화관광부, 서울시, 주한 미국ㆍ독일ㆍ일본대사관과 포털사이트 네이트닷컴 등이 후원하는 국내 최대 인형전시회인 '세계인형대축제'에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 10여종 1만여점 국내 최대 규모 장난감 차원 뛰어넘는 고급 예술품의 경지 키덜트(Kidult) 문화확산으로 성인 마니아층 수만명 추산 인형의 종류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며 제작기술도 전문적이다. 이미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인형이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며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예술 장르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한국에서도 9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키덜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구체관절인형, 액션피겨 등을 수집하는 수 만 명의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다. 인형이 시대를 읽는 문화코드로 자리잡으면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인형산업을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올해로 제2회를 맞는 세계인형대축제는 바로 고급 예술품이면서 세대를 뛰어넘어 사랑 받는 인형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인형 산업의 현주소를 살펴보자는 의미에서 마련된 자리다. 올해 세계인형대축제는 구체관절인형, 테디베어 등부터 마리오네트, 돌하우스까지 10여 종에 달하는 인형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이 같은 종합 인형 전시는 국내 최초며 5,184㎡ 규모의 전시장에 약 1만여점의 인형을 전시, 규모 면에서도 단연 국내 최대다. 인형의 종류 중 한국에서 애호가 층이 두터운 분야를 꼽으면 구체관절인형(球體關節人形)과 피겨(figure)를 들 수 있다. 이 중 구체관절인형은 동그랗게 만든 관절(ball joint)과 특수 고무줄로 각 부분을 연결한 것으로 인체가 취할 수 있는 모든 동작을 묘사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인형의 얼굴과 머리 모양, 신체 각 부위, 의상 등은 작가가 섬세하게 표현해 예술품으로 완성한다. 피겨는 영화, 애니메이션, 만화, 유명인 등의 캐릭터를 섬세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가장 유명한 액션 영웅 캐릭터인 슈퍼맨, 배트맨부터 서태지, 배용준 피겨까지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군사, 소방, 경찰 등의 테마를 다룬 피겨들은 실제 사용되는 장비까지 정밀하게 묘사하기 때문에 이를 수집하고 즐기는 남성 마니아들이 많다. 일부 작가들은 영화 촬영을 위한 미니어처 제작을 하기도 한다. 대중적인 인지도가 가장 높은 인형은 뭐니뭐니 해도 테디베어(Teddy Bear)다. 미국의 26대 대통령인 테어도어 루스벨트의 애칭인 ‘테디’의 이름을 붙인 데서 유래한 이 인형은 처음엔 최고급 수제 곰인형으로 출발해 지금까지 많은 작가들과 동호인들이 만들고 있다. 이번 세계인형대축제는 곰을 비롯해 다양한 동물을 테디베어 제작 기법으로 만들어 ‘테디베어 동물원’을 전시할 계획이다. 패션돌은 성인 여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인형 종류다. 아름답고 세련된 여성의 삶을 표현한 인형들을 일컫는데 미국의 ‘바비’ 브랜드 같은 경우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져 ‘바비인형’이라는 단어가 보통 명사화가 됐을 정도다. 이번 전시에는 ‘바비’ 브랜드를 비롯해 일본의 ‘브라이스’ 등이 출품되며 한국 브랜드인 ‘연지’ 인형도 아름다움을 뽐낸다. 이밖에 ㈜손오공이 인기 아이돌 그룹인 소녀시대의 모습을 본떠 제작한 ‘소녀시대’ 인형도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 나오는 한국의 전통인형은 닥종이 인형이 대표적이다. 닥종이인형은 전통 한지인 닥종이를 한장 한장 붙이고 말리는 과정을 2~3개월 반복해 만드는 예술품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최기순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되는데 여성 누드 인형 등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닥종이 인형의 한계를 뛰어넘는 작품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입력시간 : 2007/12/19 1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