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 승리하는 군대는 먼저 승리할 수 있는 상황을 완전하게 갖춰놓은 후에 전쟁을 한다. 반면 패배하는 군대는 먼저 전쟁을 일으키고 승리를 구한다.’ 손자병법 군형(軍形)편에 이른 말로 무모한 싸움 걸기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다. 코스 공략 때의 클럽 선택과 연관지어 생각해볼 수 있겠다. 헨리 피카드라는 미국의 프로골퍼는 “큰 클럽을 뽑아 들어라. 그리고 편안하게 쳐라”라고 말했다. 그는 몇번 아이언으로 칠 것인가 망설여질 때는 반드시 더 긴 클럽을 선택하곤 했으며 보다 많은 성공이 보장됐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골퍼들의 경우 파3홀에서 티샷을 하면 열 번 중 아홉 번은 분명 거리가 짧았던 경험을 했을 것이다. 핀이나 그린을 오버하도록 치는 사람은 정말로 드물다. 왜 그럴까. 대부분 자신의 클럽별 샷 거리를 평균치가 아닌 최대치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티샷을 할 때마다 최대한 강하게 때리려 하지만 최대 거리를 내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130m짜리 파3홀이 있다고 하자. 이 거리를 7번 아이언으로 보낸다고 믿는 골퍼라면 수치상 7번 아이언을 잡는 것이 맞다. 그러나 스윙 도중의 변수로 인해 많은 경우 거리는 줄어들게 된다. 자세와 궤도, 임팩트가 일어나는 타이밍과 페이스상의 위치 등이 일관적이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 경우 6번 아이언을 선택하고 그립을 1~2㎝ 정도 내려 잡으면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다. 긴 클럽을 잡았기 때문에 마음과 스윙이 한결 여유로워지고 페이스 중심에 맞힐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진다. 7번과 6번 아이언의 거리차는 10야드쯤 되지만 그립을 짧게 잡으면서 5야드로 줄어든다. 5야드 짧든 5야드 길든 모두 5야드 퍼팅이 남겠지만 7번으로 힘껏 치려다 미스 샷을 내거나 그린을 놓치는 것보단 훨씬 낫다. 한 클럽 길게 잡는 오버클러빙(over clubbing)이 보다 많은 파를 보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