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인플루엔자(AI)란 불청객이 3년 만에 다시 찾아왔다. 연말 선물치고는 정말 고약하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가 어려운 판에 수출 등 경제 전반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AI는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는 ‘고병원성’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국민이 받을 정신적 충격도 걱정이다. 철저한 방역대책으로 확산을 막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만반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AI는 철새의 이동과 함께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어느 나라도 안심할 수 없다. 한 때 중국과 동남아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세계 43개국에서 발생했다. 이 때문에 제대로 방역을 하지 않으면 전세계에서 1억5,000만 명이 죽을 수도 있다고 유엔 담당관이 경고한 바도 있다. 그렇다고 겁을 먹거나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 항바이러스제를 확보하고 방역만 잘하면 확산을 막을 수 있다.
확산은 조기방역만 잘하면 막을 수 있지만 일단 발생하면 경제가 엄청난 타격을 받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중국의 관광업계는 아주 쓴 경험을 한 전례가 있다. AI 발생으로 당장 주변의 닭을 전부 폐사시켜야 하는 양계농장의 피해는 물론 3,000억달러 시대를 눈 앞에 둔 수출도 상당히 타격을 받는 등 경제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현재 철새들이 각 저수지와 하천으로 날아들고 있어 잘못 대처하면 AI는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2003년 12월에 발생한 AI로 1,500억원의 피해를 본 바 있다. 3년 전의 아픈 경험을 되살려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 공급을 충분히 하고 철새 도래지에 대한 감시도 빈틈없이 해야 한다. 안전지대는 없다. 국민에게 AI의 무서움을 알려 발생지역 여행 자제 등의 협조를 얻는 것도 중요하다. 아시아 최대 닭고기 생산 농장인 하림이 도계장 운영을 중단하는 등 벌써 경제적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AI의 확산을 막고 조기 퇴치는 물론 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방역전선에 한치의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