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12년 연매출 150조원, 세전이익 20조원’ 비전을 내놓은 배경에는 반도체ㆍLCDㆍ휴대폰 등 주력 사업들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ㆍ4분기 D램 가격 급락과 최악의 정전사태를 겪고서도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인 16조6,800억원과 연결 영업이익 2조7,40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반도체 부문 선방과 함께 휴대폰ㆍLCD의 약진으로 3ㆍ4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에 비해 93%나 폭증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 같은 실적은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의 안정성과 성장성이 겸비됐다는 점을 확인시켜준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 여세를 몰아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 1조4,000억원을 추가 투자, 원가경쟁력을 제고시킬 방침이다. 또 D램과 낸드플래시 증산에도 나서 후발업체들을 더욱 압박할 태세다. 모바일D램과 그래픽 DDR, S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전략도 가속화한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시장지배력은 이미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1위.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D램 시장의 28%, 낸드플래시 시장의 45%를 점유하고 있다. D램 분야의 경우 삼성전자는 1992년 세계 정상에 오른 후 지난해까지 15년간 독보적인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50나노 1기가 D램을 내년부터 본격 양산해 독보적인 수익성을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 하나만으로 내년 매출 50억달러를 시작으로 오는 2011년까지 550억달러의 실적(누계 매출)을 올린다는 구상이다. 올 3월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60나노급 1기가 D램 역시 2009년까지 누계 매출 320억달러를 올린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시스템LSI는 지난해 내비게이터용 모바일 AP(Application Processor) 분야와 SIM카드용 스마트카드 IC에서 세계 1위를 달성했다. 이밖에 CMOS 이미지 센서,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SoC 등도 세계 1위로 올라서기 위해 분전 중이다. LCD 부문 역시 14.1, 15.4 인치 등 주력 제품 점유율을 확대하는 동시에 12.1, 17인치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병행하고 있다. 때맞춰 8세대 라인이 가동돼 50인치 이상 LCD TV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9세대를 건너뛰고 바로 10세대 라인을 신설,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3ㆍ4분기에 분기 사상 최고치인 4,260만대를 판매한 휴대폰 사업은 고부가 하이엔드 제품과 함께 신흥시장을 겨냥한 보급형 제품으로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모토로라를 따돌리고 세계시장에서 2위로 올라선 삼성전자는 1위 노키아를 제치기 위해 공격경영을 밀어붙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차기 캐시카우로 꼽히는 프린터 부문은 올 1ㆍ4분기에 국내외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컬러 레이저 시장의 주도권을 이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