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총선 전략 '비상등'
공천탈락의원 42명중 절반 무소속 출마 채비수도권등 지지표 분산…野 어부지리 가능성
홍재원 기자 jwhong@sed.co.kr
공천에서 탈락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무소속 출마가 잇따라 한나라당의 4ㆍ9총선 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한나라당의 탈락 의원 42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본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꺾겠다고 벼르고 있다. 영남권에서는 '한나라당 대 무소속'의 접전이 예상되며 수도권에서는 한나라당 지지성향 표가 분산되면서 통합민주당 등이 어부지리로 당선될 확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텃밭이나 다름없는 영남권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계 낙천자들을 중심으로 '친박(親朴) 무소속 연대'가 가시화되고 있다.
부산 지역에서는 계파의 좌장격인 김무성(부산 남을) 의원과 유기준(서구) 의원 등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예정이다. 대구ㆍ경북 지역의 경우 박종근(대구 달서갑), 이해봉(달서을), 이인기(경북 고령ㆍ성주ㆍ칠곡), 김태환(구미을) 의원 등이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박 전 대표 측 캠프에서 뛰었던 당선 가능한 이들만 무소속 연대의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며 "총선 후 한나라당으로 돌아가 당을 망친 이들을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명박 대통령과 가까운 권철현(부산 사상), 이재웅(동래) 의원과 중립 성향인 김명주(경남 통영ㆍ고성) 의원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거나 선언할 예정이다.
대선에서 이 대통령을 지원했던 김영삼(YS) 전 대통령도 이날 특강에서 "민의를 존중하지 않은 아주 잘못되고 실패한 공천"이라며 "국민이 지지하느냐를 고려하지 않고 (당 주류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을 멋대로 공천했다"고 주장했다.
당내에서는 부산ㆍ경남 지역에 영향력이 있는 YS가 공천 탈락자들의 출마 움직임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물론 영남에서는 한나라당 간판이 유리하지만 인지도가 높은 현역 의원들이 총력전을 펼칠 경우 접전이 불가피하다. 더구나 유시민(대구 수성을) 무소속 의원과 김중권(경북 영양ㆍ영덕ㆍ봉화ㆍ울진)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구 여권 유력 인사들도 금배지를 노리고 있다.
수도권에서도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의 출마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중구에서 공천 탈락한 박성범 의원은 부인인 신은경 전 KBS 앵커와 함께 자유선진당에 입당, 신씨를 대리 출마시킬 방침이다. 친박인 이규택(경기 여주ㆍ이천) 의원은 미래한국당에 입당, 총선에 출마할 예정이고 이경재(인천 서ㆍ강화을), 한선교(경기 용인수지)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여기에 친이(親李)인 이원복(인천 남동을) 의원도 무소속 출마하기로 했다.
수도권에서는 통합민주당 등 야당이 어느 정도 지지세를 회복하고 있어 한나라당 출신 후보끼리 싸울 경우 야당 후보가 득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