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제이 싱이 5일 열린 한국오픈 2라운드 10번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날리고 있다. /천안=코오롱엘로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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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 거침없이 "씽씽" 단독선두
낯선코스 완벽 적응 7언더… 김경태 3타차 2위, 양용은 공동 6위로 처져
천안=김진영 골프전문 기자 eaglek@sed.co.kr
비제이 싱이 5일 열린 한국오픈 2라운드 10번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날리고 있다. /천안=코오롱엘로드 제공
"꺼주세요."
216야드의 파3인 7번홀 티잉 그라운드.
양용은(35ㆍ테일러메이드)이 일러준 서툰 한국말로 갤러리에게 전화기를 꺼달라던 비제이 싱(43ㆍ피지)이 어드레스에 들어갔다. 볼 앞에 갖다 댄 5번 아이언 헤드페이스에 흰색 볼 하나가 더 있었다. 웨지처럼 검게 '블랙 펄 도금' 처리된 클리블랜드 CG1 아이언 헤드에 정확하게 볼 하나만큼 흰 자국이 나 있었던 것. 그가 얼마나 연습을 하는지, 또 얼마나 정확하게 임팩트하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 연습을 바탕으로 싱은 낯선 코스를 능숙하게 정복해갔다.
5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CC(파71ㆍ7,185야드)에서 펼쳐진 코오롱ㆍ하나은행 제50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 2라운드.
전날 양용은에 1타 뒤져 단독2위였던 싱은 이날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1, 2번홀 연속 버디로 기세 좋게 출발했던 그는 9번홀에서 보기를 했으나 17번홀에서 버디를 챙기며 이날 2언더파 69타를 기록했고 중간합계 7언더파 135타로 리더보드 맨 윗자리로 올라섰다.
그 뒤로 '괴물 신인' 김경태(21ㆍ신한은행)가 3타 뒤져 공동2위가 됐다. 김경태는 이날 버디와 보기 3개씩으로 이븐파를 쳐 중간합계 4언더파 138타로 김상기(23ㆍ삼화저축은행)와 동률을 이뤘다. 이어 김형성(27ㆍ삼화저축은행)과 재미교포 앤서니 강(37)이 3언더파 공동4위가 됐고 전날 단독선두였던 양용은은 샷과 퍼팅 모두 난조를 보이며 4오버파 75타로 경기를 끝내는 바람에 중간합계 2언더파 140타로 공동6위까지 처졌다.
싱과 양용은ㆍ김경태의 동반 플레이는 싱이 쇼트 게임에서 크게 앞서는 형국으로 진행됐다. 같이 파를 기록하더라도 싱은 버디 시도가 홀 근처에 멈춰 가볍게 탭인(Tap-inㆍ툭 쳐서 넣는)한 반면 김경태와 양용은은 1m 이상 되는 퍼트를 가슴 졸이며 성공시키는 식이었다. 김경태는 나름대로 무난히 플레이를 이었으나 양용은은 샷이 흔들려 러프를 전전했고 퍼트 때는 몸이 따라나가는 듯하기도 했다. 그는 파3의 4번홀에서 티 샷을 해저드에 떨군 뒤 더블보기를 했고 보기가 4개나 있었으며 버디는 2개뿐이었다. 파5의 마지막 홀에서는 페어웨이를 한번도 밟지 못하며 극적으로 4m 파 세이브 기회를 잡았으나 이마저 실패했다.
한편 이날 싱은 16번홀에서 경기위원 역할까지 해 눈길을 끌었다. 양용은과 김경태의 볼이 그린 오른쪽 벙커 안에 한뼘 간격으로 붙어 있자 골프 규칙을 알려준 것. 뒤에 있던 김경태의 볼을 마크한 뒤 집어 올리게 한 싱은 양용은이 샷을 한 뒤 흩어진 자리를 고무래로 정리하도록 조언해 김경태가 다시 샷할 수 있도록 도왔다. 오의환 대한골프협회(KGA)경기위원장은 "골프는 홀에서 먼 선수가 먼저 플레이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벙커 샷처럼 뒤쪽의 샷 때문에 앞 볼의 라이가 달라질 확률이 더 큰 경우 플레이 순서를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입력시간 : 2007/10/05 1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