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토탈 '환경호르몬 제로' 성공

프탈레이트 없는 촉매 개발
기술판매 B2B사업도 검토

삼성토탈 연구원들이 25일 충남 대산 삼성토탈 본사에서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가 없는 친환경 폴리프로필렌 촉매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토탈

삼성토탈이 환경호르몬이 없는 폴리프로필렌(PP) 제조용 촉매를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삼성토탈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석유화학 업체에 촉매를 판매하는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토탈은 최근 유럽의 응용과학기술연구기관인 독일 프라운호퍼에서 신규 친환경 촉매를 이용해 만든 PP에 프탈레이트가 없다는 분석 결과를 공식 통보받았다고 25일 밝혔다.

PP는 식품이나 의료, 자동차, 가전 등에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수지로 폴리에틸렌(PE). 폴리스틸렌(PS), 폴리염화비닐(PVC)와 함께 4대 플라스틱으로 불릴 정도로 다방면에서 쓰이고 있다. PP를 만들리 위해서는 나프타에서 뽑아낸 프로필렌을 중합하는 과정에 필요한데, 촉매는 이때 프로필렌이 화학반응을 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촉매의 성능에 따라 완성된 PP의 강도 등 물성이 좌우되는 만큼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기술이전을 기피할 정도로 촉매를 핵심 기술로 관리하고 있다.

삼성토탈이 자체개발한 촉매는 기존 PP용 촉매에 함유된 환경호르몬 프탈레이트를 없앤 촉매다.

프탈레이트는 생식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내분비계 교란물질이자 환경호르몬이다. 유럽연합(EU)에서는 내년부터 당장 프탈레이트의 수입과 생산, 사용이 전면 금지될 예정이다.

삼성토탈은 이같은 환경 규제에 앞서 친환경 촉매 개발에 성공한 만큼 선진국 시장 진입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

삼성토탈 관계자는 "네털란드 리온델바젤 등 극소수 기업들이 프탈레이트가 없는 촉매 개발에 성공한 적은 있지만 제품을 생산할 때 기존 촉매만큼의 물성을 구현하는 데 한계까 있어 일부 용도의 제품에만 적용하는 한계가 있었다"며 "삼성토탈이 개발한 PP촉매는 프탈레이트를 전혀 함유하고 있지 않으면서도 완성 PP제품은 기존 제품과 물성과 가공성이 같아 모든 용도에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토탈은 이번 개발을 계기로 차세대 친환경 촉매 원천기술이 없는 회사에 촉매를 직접 판매하는 'B2B 촉매 사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세계 대부분의 PP 생산 기업드이 촉매를 외부에서 구입해 사용하고 있어 시장은 크다"며 "친환경 제품 수요가 커지는 추세인 만큼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준려 삼성토탈 촉매연구담당 전무는 "기존 방식의 틀을 깨는 다양한 혁신적인 연구기법을 도입했다"며 "이번 친환경 촉매 개발로 우리나라의 촉매 기술이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하는데 보탬이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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