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주 펀드 전성시대

실적 좋은 대기업 투자로 높은 수익률




『 그룹주 펀드 전성시대다. 삼성ㆍ현대ㆍLG 등과 같은 개별 그룹 뿐 아니라 '5대 그룹', '3대 그룹' 등 몇 개의 그룹을 묶어 투자하는 펀드 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룹주 펀드가 부상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대기업의 도약이 가장 큰 원인이다. 대기업들은 세계적인 금융 및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퀀텀 점프'(대도약)를 시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가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의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과거 80년대 일본의 소니와 도요타의 모습을 보인다는 얘기도 자주 들린다. 특히 글로벌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승자독식 상황이 벌어진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 대기업들은 전세계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약 5조 규모의 삼성 그룹주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한국투자운용의 백재열 팀장은 "그룹주에 대한 투자는 '매니지먼트 퀄리티(qaulity)'에 대한 투자"라고 정의를 내렸다. 매니지먼트 퀄리티가 높으면 기업의 위상도 강화되기 마련이다. 매니지먼트 퀄리티가 떨어지면 일시적인 업황 호전이나 정책 수혜를 누리더라도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여건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시장의 기대를 조금씩 뛰어넘는 성과를 내며 성장하는 비결은 바로 '뛰어난 경영'이다. 결국 자산운용사들이 그룹주 펀드를 경쟁적으로 만드는 것도 이런 대기업 그룹 계열사의 경영 역량에 높은 점수를 준다는 뜻이다. 증시 상황도 그룹주 펀드의 부상을 가져온 원인이다. 금융위기 이후 주식형 펀드의 성과에 실망한 투자자들에 그룹주 펀드는 좋은 투자 대안이다. 최근 좋은 수익률을 내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더욱이 이미 모든 종류의 주식형 펀드가 나와 있는 상황이라 새로운 상품으로서의 매력도 높다. 펀드 전문가들은 그룹주 펀드에 투자할 때는 현란한 마케팅 문구보다는 '정말 투자할 만한 펀드인가'를 꼼꼼히 따져볼 것을 권유한다. 』 ● 그룹주 펀드별 특징
'삼성' 업종대표 다수 포진… 'LG' 지배구조 우수 매력
'현대차' 車업종 강세로 수익률 높아
주요그룹 묶은 펀드 분산효과 기대
그룹주 펀드들의 수익률은 화려하다. 6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그룹관련 펀드들은 연초 이후 9월1일까지 평균 53.2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나머지 그룹펀드들의 수익률도 평균 47.78%였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43.99%)에 비해 더 좋은 수익률을 투자자들에게 안겨준 것이다. 그룹주 펀드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삼성그룹주와 현대차그룹주들이 급등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주요 그룹의 경우는 어느 정도 펀드 라인이 갖춰진 상황이다. 각 그룹별펀드의 특징과 장점ㆍ약점 등을 살펴봤다. ◇삼성그룹펀드 = 삼성그룹은 상장돼 있는 기업들의 시가총액만 약 180조로 전체 시가총액의 20%를 차지한다. 당연히 삼성그룹관련 펀드규모도 가장 크다. 삼성그룹펀드에 대한 투자 포인트는 국내외 업종 1위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는 점이다. 또 IT 기업뿐 아니라 제일기획, 호텔신라 등 경기소비재 업종, 증권ㆍ카드ㆍ보험 등 금융, 중공업, 건설 등 산업재 업종 등 골고루 투자가 가능하다. 업종이 다양하기는 하지만 IT업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은 약점이다. IT기업이 삼성그룹의 주축이기 때문이다. IT주들이 주춤할 경우 삼성그룹펀드 수익률 역시 상대적으로 저조할 수 있다. 대표적인 펀드는 한국투자운용이 지난 2004년 설정한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펀드로 단일 펀드규모만 3조원이 넘는다. 이외에 한국투자운용은 삼성그룹리딩플러스, 삼성그룹분배형펀드 등 삼성그룹펀드에서 파생된 펀드만 약 5조원을 운용하면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투신운용에서도 삼성그룹밸류인덱스펀드를 지난 5월 출시해 설정 4개월 만에 2,500억원이상의 자금을 끌어 모았다. 이 두 펀드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한국운용은 적극적(액티브) 운용전략을 쓰는 반면 삼성운용은 인덱스 펀드라는 점이다. 삼성운용은 법적으로 액티브 운용펀드내 계열사 주식 편입 비중이 제한돼 있어 인덱스 펀드 형태로 삼성그룹 펀드를 출시했다. 따라서 한국운용의 펀드는 운용사의 리서치와 펀드매니저의 역량이 수익률이 미치는 역량이 더 크다. 삼성투신 펀드는 인덱스 펀드이기는 하지만 시가총액 비중에 따라 수동적으로 투자하는 일반적인 인덱스 펀드와는 다르다. 기업 이익 성장성, 주가 고ㆍ저평가 등을 고려해 종목이 교체되기 때문에 좀더 공격적인 형태의 인덱스 펀드다. 두 펀드의 수익률은 현재까지 막상막하다.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펀드는 9월 1일 기준 지난 3개월간 14.65%, 삼성그룹밸류인덱스적립식 펀드는 13.78%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동양투신에서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펀드를 운용 중이다. 이 펀드 역시 액티브 운용 전략을 쓰고 있으며 수익률 역시 지난 3개월 수익률이 15.01%, 연초 이후 55.65%로 일반 주식형펀드 대비 양호한 수익을 내고 있다. ◇LG그룹펀드 = LG그룹의 시가총액은 75조8,000억원으로 전체 시가총액의 8.2%를 차지한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이 주력기업이다. LG그룹의 경우 각 기업들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지배구조의 우수성이 펀드 매니저들로부터 평가를 받았다. 우리자산운용에서 LG&GS그룹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김명진매니저는 “재벌기업 중 처음으로 지주사로 전환한 LG그룹은 지배구조의 투명성이 높이 평가되고 있는 단계”라며 “LG는 효율적인 경영을 통한 자회사간 시너지 효과가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LG이노텍과 마이크론을 합병하고 LG화학에서 하우시스를 효과적으로 분리해낸 것도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압도적인 1등 기업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점이 삼성그룹펀드에 비해 약점이 될 수 있다. 또 시가총액 비중도 10%가 안 된다는 점도 그룹주 펀드로서는 부족한 부분이다. LG그룹 펀드로는 한국운용의 한국투자LG그룹플러스와 우리운용의 우리LG&GS플러스가 대표적이다. LG그룹주의 상대적인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 두 펀드는 약 50% 수준만 LG그룹주를 편입하고 나머지는 일반 주식형 펀드처럼 운용한다. 우리LG&GS플러스 펀드의 경우 지난 6개월 수익률이 54.54%로 삼성그룹주 펀드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ㆍ범현대 그룹 펀드 = 현대그룹 펀드는 현대차그룹과 범현대 그룹 등 크게 두 가지다. 현대차그룹은 주력 업종이 자동차와 철강으로 다른 그룹에 비해 업종이 더욱 편중돼 있다. 장점이자 약점이기도 하다. 요즘처럼 자동차주가 급등할 때는 수익률이 좋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수익률이 크게 저조할 수도 있다. 범현대그룹 펀드의 경우에는 투자대상 기업이 좀더 다양하다. 그러나 범현대그룹 펀드는 매니지먼트의 일관성이나 그룹내 시너지 효과가 삼성이나 LG그룹보다는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룹주 펀드 투자 의미가 퇴색될 수도 있다. 현재 나와 있는 현대차그룹 펀드 중 액티브 펀드는 한국운용의 한국투자현대차그룹리딩플러스펀드가 있다. 수익률은 지난 6개월간 86%를 기록했다. 인덱스펀드로는 대신GIANT현대차그룹ETF가 있다. 지난 6개월 수익률은 103.45%였다. 이 ETF의 경우 현대차 주가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변동성이 더 컸다. 현대운용에서는 범현대그룹 펀드를 최근 출시했다. 현대차그룹 뿐 아니라 현대중공업, 현대그룹, 게다가 한때 현대그룹이었던 하이닉스, 현대건설 등을 총 망라한 펀드다. SK증권 안정균 연구원은 “좀더 자동차주에 집중하고 싶다면 ETF를, 자동차주 비중을 평균보다는 높게 가져가되 다른 우량주 투자도 병행하고 싶다면 현대 관련 액티브 펀드를 가입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5대 그룹주 및 기타 그룹주 펀드= 1개 그룹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할 경우 업종이 한정된다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아예 몇 개의 그룹주를 묶은 펀드도 나와 있다. 이 펀드들은 대기업그룹에 분산 투자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업종대표주 펀드 혹은 우량주 펀드와 투자 대상이 겹칠 수 있다. 따라서 이미 이런 펀드를 보유한 투자자의 경우에는 중복 투자가 되지 않을 지 고심해봐야 한다. 액티브 펀드로는 미래에셋5대그룹펀드가 있다. 인덱스펀드로는 미래에셋맵스5대그룹주펀드가 있다. 두 펀드는 삼성, LG, 현대차, SK, 롯데 등 5대 그룹에 투자하는 것은 동일하다. ETF로는 Kstar5대 그룹주가 상장돼 있다. 이 ETF의 경우는 롯데 대신 포스코를 5대 그룹에 포함시켰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오히려 인덱스 펀드가 좋았다. 미래에셋맵스펀드는 60.72% Kstar ETF는 65.60% 상승한 반면, 미래에셋5대그룹펀드는 54.61%를 나타냈다. 이외에 SK그룹주 펀드도 우리자산과 NH-CA자산운용 등 2곳에서 내놨다. SK그룹주는 SK텔레콤과 SK에너지가 양대 축이다. 시총 비중으로 보면 통신업 비중이 높다는 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주가 변동성은 작지만 수익성을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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